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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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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자유

오늘날은 사람이 배고파 죽거나 절대 빈곤의 상태는 덜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도처에 가난으로 또는 적당한 거처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는 홈니스(homeless)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경우 우리 사회의 문제는 상대적 가난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평가된다. 부자들은 더 부요하게 되고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의 함정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사회구조적 문제나 제도로부터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개인의 게으름이나 무능력이 그 원인인 경우도 있으나, 오늘날 사회적 논의는 오래 형성된 불평등 구조에 대한 것들이다.

룰론 개인적 차원에서 가난은 그의 철학적, 종교적 신념이나 개인의 차치관 등에 의해 다른 이해가 가능하다. 무소유와 가난을 높은 종교적 가르침이나 인생의 가치관으로 유지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을 의미 없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성경 잠언에는 부하지도 가난하지도 않는 중용의 상태를 칭찬하며, “곧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 30:8-9)라 적고 있다.

가난하던 사람이 갑자기 거부가 되어 소위 졸부행세를 하는 여러 사람들이 비판하는 경우가 보도되기도 한다. 더 경건하게 살던 사람이 돈을 좀 벌면서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기도 하며 그런 사람은 많은 경우 삶의 자세가 흐트러 지거나 신앙에서 조금씩 멀어져 오히려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돈 문제로 정상적 사람의 행세를 못하거나 실수하는 사람들도 있다.

위 잠언의 기자 아굴은 가난하게도 말고 부자가 되게도 말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가난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하며 오히려 자유를 누린 사례는 많다. 전후 폐허와 가난한 삶의 여건에도 미당 서정주는 “가난이야 한낱 襤褸에 지내지 않는다. / 저 눈부신 햇빛 속에 갈매빛의 등성이를 드러내고 서 있는 / 여름 山같은 / 우리들의 타고난 살결 타고난 마음씨까지야 다 가릴...”(무등을 보며)라고 읊었다.   6,25 전쟁이 끝나고 쓴 어려운 주변의 생활에도 꾿꾿히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의 웅혼하고 의연한 자태를 무등산에 빗데어 노래하고 있다. 시인 신경림도 가난을 노래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에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던 내 등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艱難, poverty). 생활이 넉넉하지 못함을 뜻하며, 단순히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식료품, 위생과 보건, 의식주의 충족, 최소한의 교육 등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난'을 공적인 영역에서 다룰 때는 빈곤(貧困, poverty)이라는 표현을 주로 쓰며, 일반적인 부족, 결핍을 말하거나 일정양의 물질적 소유물이나 돈을 잃게 되는 현상으로 사회, 경제, 정치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빈곤은 많은 경우 불평등과 관련이 되어 있고, 절대적 빈곤은 일반적으로 음식, 물, 위생시설, 옷, 주거시설과 건강관리를 포함하고 있는 기초적인 생활품의 부족을 의미하며, 상대적 빈곤은 한 사회에 같이 사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부족함을 느끼고 빈곤한 상태에 있지만 그 상태가 일반적인 생활이나 건강을 즉각적으로 위협하는 상태는 아니다.

오늘 우리는 상대적 빈곤으로 또는 양극화란 형태로 사회적 문제를 앓고 있다. 정책입안자에게는 양극화 해소를 통한 상대적 빈곤과 빈부차를 획기적으로 해소하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동시에 상대적 빈곤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안분지족과 자발적 가난까지의 더 큰 생각과 자유를 가지라고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말이라 믿으면서도 다른 뾰쪽한 대안이 없어 안타깝다.

 

김홍섭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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