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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과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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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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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알람브라 궁전(아랍어: الحمراء)은 아랍어 말 그대로 "붉다"라는 뜻을 지닌 궁전과 성곽의 복합단지이다. 스페인 남부의 그라나다 지역에서 머물던 아랍 군주의 저택이었던 곳으로 그라나다 시의 남동쪽 경계에 있으며, 1238년부터 1358년 사이에 지어진 궁전이다. 현재에는 이슬람 건축 박물관으로 쓰이며, 르네상스식 건물이 카를로스 1세 때 추가되었다. 아랍어가 스페인어로 굳어져서 쓰이고 있는 Alhambra라는 이름은 스페인어에서 h가 묵음이므로 "알람브라"라 읽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국어로도 ‘알람브라 궁전’이 맞다고 한다.
알람브라 궁전은 미국의 수필이자 소설가인 워싱턴 어빙(W. Irving, 1783~1859)에 의해 서방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1807년에는 잡지 《샐머건디》를 창간하여 매호마다 극평이나 시평을 기고했고, 1909년 《뉴욕사(史)》를 출간하여, 경묘한 풍자와 유머러스한 필치로 일약 유명해졌다. 1819년부터 다음해에 걸쳐 영국의 전통이나 미국의 전설을 그린 《스케치북》을 출판, 미국 작가로서는 처음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826년부터 3년 동안 그는 마드리드의 미국공사관에 근무하면서 에스파냐 문화를 연구하고 《알함브라 전설 The Alhambra》을 쓴다. 작가가 에스파냐에 체류하던 시기, 그라나다 지방에 머물면서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과, 무어인의 신비한 전설을 기행과 소설의 형식 속에 이채롭게 담아내고 있다. 19세기 삽화가의 도판과 사진이 함께 실려 알함브라의 이국적이고 관능적인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긴장과 불가사의한 고요함으로 가득 찬 알함브라 궁전에 미국 작가로는 최초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한 워싱턴 어빙은 몇 달간 이곳에 머무르며 ‘미의 절정’ 알함브라의 모습과 그곳에 얽힌 무어인들의 신비한 전설을 기록하기에 이른다.
알함브라 궁전은 이베리아 반도 마지막 무슬림의 거점이었던 나스리드 왕조의 심장으로, 한때 무어인들이 화려한 문명이 꽃피었던 곳이다. 하지만 찬란했던 시절도 잠시, 기독교 정복 이후 이곳은 지배자들의 땅이 되었고 지금은 슬픔만을 간직한 채 사멸 이전의 아름다움을 증언한다. 그 슬픔이 낳은 무어인들의 기이한 전설과, 불꽃처럼 타오르고 스러져간 역사가 당대 최고 문사 워싱턴 어빙의 펜 끝에서 생생히 부활한다.
그리고 알람브라 궁전은 탁월한 기타리스트 타레가(Francisco de Asís Tárrega y Eixea, 1852~1909)에 의해 다시 살아난다. 스페인의 기타 연주가 및 작곡가인 타레가는 카스텔론의 비야레알에서 태어나 마드리드 음악원을 다녔으며, 뒤에 그 음악원의 교수를 지냈다. 명곡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Recuerdos De La Alhambra》을 비롯하여 많은 연습곡과 전주곡을 기타를 위하여 작곡한 근대스페인의 가장 우수한 기타 연주가이다.
우리에게도 알람브라 만한 궁전과 얘기가 있을 것이다. 오랜 역사와 많은 외침과 전쟁의 상흔이 깃든 이 땅에 그만한 음악과 문학이 있어야 할 것이다. 언젠가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을 다녀온 한 문장가가 실망한 후에 우리의 낙화암이 훨씬 더 아름답고 애잔한 이야기가 있음을 되새기며 왜 우리의 낙화암은 로렐라이처럼 세계에 알려지지 않았는가 자문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그 이유로 이 땅에 로렐라이를 노래한 독일 시인 하이네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역사적 사실과 풍성한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하고 우리 스스로에게 자긍심을 부여하고 세계에 떳떳하게 내 놓으며 인정받게 할 참 창작가는 없는 것인가? 문학이든 음악이든 또는 그림과 춤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문화를 심화하고 미학적 옷을 입혀 세계에 알리는 일이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본다.
이 땅의 경복궁과 창덕궁 등 궁궐을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하고 작품화할 워싱턴 어빙과 아름다운 음악으로 표현할 타레가가 더 많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도록 제도와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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