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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민족주의, 세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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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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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날 때 한 민족으로 한 지역이나 도시에서 태어난다. 그것은 그의 조국이 되며 고향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평생의 특징이 되고, 장점이 되기도 하고, 한계가 되기도 한다. 유태인인가 독일인인가? 흑인인가 백인인가? 크리스천인가 불교도나 이슬람인가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런 한 사람의 태생의 근원성, 본질성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아름답다. 한 지역과 국가나 고향의 정체성을 갖는 것은 귀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폴란드를 떠나던 쇼팽(F. F. Chopin)이 조국의 흙은 한 움큼 담아갔다는 것이나, 스메타나(Bedřich Smetana)나 시벨리우스(Jean Sibelius)가 조국을 사랑하여 민족적 정서에 기초한 음악을 창작한 것들은 아름다운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한 민족이 자기 민족을 사랑하고 우월하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다른 민족이나 국가를
억압하고 부당하게 처우한다면 그것은 옳은 것이 아니다. 근래 96살의 나이로 타계한 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 (Eric Hobsbawm )은 그의 저서 <1780년 이후의 민족과 민족주의>에서 민족이 특정 시대에 나타난 것이며, 본질적으로는 위로부터 만들어진 정치적 가공물임을 밝혔다. 소위 민족주의가 강력하게 역사에 등장하고 그것이 타 민족을 억압하고 민족끼리 갈등의 원인이 되며, 이것이 이론의 체계와 하나의 사상(ism)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난 지역과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것은 당연한 것이되 이것이 지나쳐 여타 지역과 국가, 민족을 부당하고 과도하게 차별하고 억압하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라 볼 수 없으며, 이는 타파해야 할 무엇인 것이다. 그 극단을 우리는 파시즘과 나치즘 등 전체주의와 근세의 제국주의 그리고 일본 등의 군국주의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자국이나 자민족의 이익을 위해 타민족을 과도하고 잔인하게 차별하고, 탄압하고, 착취하고 또 학살하기 까지 했다.
논어(里仁篇 11章)에서 공자는 子曰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라 했다.즉 “군자는 德을 그리워하고 소인은 고향을 그리워한다. 군자는 항상 룰(rule)을 어길까 두려워하고 소인은 (연고에 의한) 특혜를 받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陽貨篇 13章에서도 子曰 ‘鄕原(愿) 德之賊也’라 했다. 여기서 原(원)은 愿(원)과 으며, 鄕原은 시골사람 중에서 근후한 자로서 시류에 영합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아첨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자는 이런 사람을 德과 비슷하나 德이 아니어서 도리어 德을 해친다고 보았고, 그래서 미워하였다. 공자가 토호(土豪)들을 미워한 것은 그가 옳다고 생각한 보편적인 룰(rule)을 세우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노(魯)나라를 떠나 제(齊), 위(衛), 진(陳), 채(蔡), 송(宋), 초(楚) 나라를 떠돌아다녔으며, 중국을 떠나 바다를 건너 동이(東夷)로 갈 생각까지 하였으니, 그는 세계인이고, 보편주의자였다.
플라톤(Platon)도 인류 모두에 보편적이며 참 이데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 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 당시 세계를 여행하며 멀리 이탈리아 반도에 있는 사라쿠사까지 갔다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 예수님은 황금률로 우리에게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마 22:39)”라고 말씀하신다.
오늘 우리는 세계적 소통과 지구촌의 시대를 맞고 있다. 내가 태어난 지역과 도시, 그리고 내가 속한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정당하게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힘을 모으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 일도 구성원들의 지난한 노력과 협력이 요구된다. 동시에 나와 내 민족의 발전과 동시에 인근 민족의 같은 발전도 부당하게 방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해결을 위한 궁극의 대안은 무엇인가? 더불어 함께 사는 길이 외에 다른 어떤 길이 있을 수 있는가?
우리는 세계에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우리에게는 민족이 하나 되는 일은 여타 다른 국가나 민족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절박한 일이다. 우리 주변의 어느 나라도 속 마음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분단 70년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민족의 하나됨을 더할 나위 없이 귀하고 절실한 가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만을 위해 다른 국가, 민족을 억압하고 침해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나만큼 남을 배려하는 진정한 세계인으로서 살 때 세계에는 진정한 평화와 행복이 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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