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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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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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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서 공유되는 최고의 가치를 사랑이라 할 것이다. 사랑은 모든 성현들의 일관된 가치며 규범이고 최고의 지향점이다. 사랑은 능동적이며 자발적으로 나타나며 누가 강제해서 사랑을 하게 될 수는 없다. 사랑 다음으로 사랑을 실행하기 위한 사유와 행위로 우리는 양심, 도덕, 윤리, 제도, 그리고 사랑의 원리를 강제적으로 보호 유지하기 위한 장치가 법과 규정이다. 그리고 법과 규정에는 위반 시에 강제적 처벌이 존재한다.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가 《도구적 이성 비판》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운전자가 파란불이라고 운행하다 길을 건너는 아이를 치여 죽이고 난 후 ‘나는 신호등을 충실히 지켰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교통법규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윤리적 이성이 마비된 도구화된 법적 합리성과 규정만 남은 상태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유대계 한나 아렌트는(Hannah Arendt) 그녀의 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맡았던 아이히만의 재판과정에 대한 목격담을 서술하고 있다. 아이히만이 ‘군인으로서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한 점은 윤리적 이성의 작동이 마비된 전적 무사유의 상태에서 이성이 도구화되고 맹목적으로 된 점을 드러내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행복, 공존과 공생의 가치가 무시된 형해화된 법과 규정을 따르는 행동의 문제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경영현장에서도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포드사의 소형 자동차인 핀토(Pinto)는 1970년대에 가장 잘 팔린 모델이었다. 그런데 뒤에서 충격을 가하면 쉽게 연료탱크가 폭발하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이로 인해 500명 이상의 목숨을 잃었지만 리콜을 하지 않고 계속 판매를 하였다. 그 이유에 대하여 포드사는 가스탱크 안전장치를 부착하는 것보다 사망과 화상에 대한 배상을 해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결론 때문이었다. 당시 리콜 책임자였던 자는 ‘포드사에서 훈련된 관점’에 따라 결정하다 보니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하였다. 이런 예들은 모두 조직과 기관의 이윤목적을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상위의 사랑의 가치를 무시하고 그 속의 사람들이 기계적이고 맹목적인 복종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과도하게 종업원을 혹사하는 경우, 돈을 더 남기기 위해 음식물에 불량 첨가물을 넣거나, 자신과 자기 패거리만의 이익을 위해 공정한 기준을 뭉게고 부당행위를 하는 행위 등 실로 다양한 경우가 있다.
인간이 사는 사회는 더불어 함께 살게 되어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갈파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아니라도 우리는 여러 조직과 개인의 힘과 노력에 의해 편리한 현대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원천에 인간 사랑과 함께하는 공존과 상생의 가치가 있다. 근래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의미있다. 인간의 본연의 모습에 대한 철학적 이해와 과거 인류가 경험한 성과와 과오에 대한 역사적 이해 그리고 인간의 삶과 애환을 담은 문학에 대한 강조는 근원적으로 사랑으로서의 인간을 이해하게 된다.
이러한 사랑의 이해는 궁극적으로 경제적 행위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하며,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더 성공적이게 하며, 정치가의 정책의 신뢰도를 더 높게 만든다.
최근에 다양한 인문학적 주제들이 경영학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도 인류의 삶을 보존하고 향상시킨다는 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M. Porter)교수의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창출에 대한 주장, 시소디아((R. Sisodia) 교수 등이 주장하는 사랑받는 기업에 대한 관심, 마케팅의 구루 필립 코틀러(P. Kotler) 교수의 마케팅 3.0의 화두로 영혼과 영성(spirituality)을 내세운 점에서도 그 방향을 알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도 협동조합과 공동체에 대한 관심,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 등이 오늘 사회의 방향성을 느기게 한다. 인문학에서나 다루던 인간, 영혼, 사랑, 사회, 공동체, 공유 등의 가치가 오늘 날 경쟁이 극심한 경영 현장의 전면에 부각되고 있는 것은 무슨 현상인가? 그것은 가장 근본적인 것, 가장 인간적인 가치, 이기적(selfish)이되 동시에 이타적인(altruism) 가치가 더불어 사는 인간의 근원적 존재이유이기 때문인 것이다. 사랑은 법에 우선하여 우리 모두를 인간답게 그리고 더불어 함께 살게하는 가장 값진 근본 가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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