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몽주의의 강한 변혁의 바람으로 변화에 직면한 네덜란드에 프랑스 혁명에서의 반기독교 적 사상을 반대하는 반혁명당이 나타난다. 네델란드는 칼빈주의 개혁교회를 국교로 받아들인 유일한 유럽 국가로서 남부 프랑스와 북부 독일로부터 밀려 들어오는 계몽주의 운동의 영향으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1830년 네델란드 내각 서기인 그로엔(Groen van Prinsterer) 의원에 의해 형성된 반혁명당(Anti-Revolutionary Party)이라는 정치운동으로 전개되었으며, 카이퍼(Abraham Kuyper,1837-1920)가 1872년 이 정당의 기관지인 De Standaard지의 편집장이 되고 이어 1874년 하원의원이 되었으며, 1901년에는 이 정당이 다수당으로서 정권을 장악하면서 네델란드의 수상이 됨으로서 이 운동의 중심으로 부상하여 신칼빈주의를 주창하였다. 그는 레베일(Reveil) 운동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이는 화란어로 부흥운동 혹은 각성운동을 의미한다.
카이퍼가 주창한 신칼빈주의(Neo-Calvinism)는 칼빈주의 원리를 교리와 신학의 한계를 넘어서 생활의 전 영역으로 확대 적용하자는 운동이다. 유럽의 반기독교적 계몽주의 운동에 직면한 개혁교회는 계몽주의가 단순히 종교와 신학의 범위를 넘어 모든 영역에서 전면적 공격을 감행함에 따라 칼빈주의 원리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적용하는 새로운 칼빈주의 체계를 필요로 하였다. 카이퍼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신칼빈주의를 주창하였다. 본래 칼빈은 인문학의 영향으로 신학 이외에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칼빈의 사상, 특히 하나님의 절대 주권 사상이 카이퍼의 시대에 종합적으로 개발되었다. 카이퍼는 반기독교적 계몽주의 운동에 대항하여 정치에는 정치로, 경제에는 경제로, 세계관에는 세계관으로, 인생관에는 인생관으로, 학문에는 학문으로, 교육에는 교육으로, 예술에는 예술로, 문화에는 문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주권이 임하게 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신칼빈주의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의『칼빈주의 강연』(Lectures on Calvinism)은 그 생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의 사상은 한국 교회와 사회에 점진적인 영향을 미쳤다. 피조된 전 우주의 영역에 하나님의 다스림을 임하게하고 실현되어 져야함을 강조한 그의 사상은 기독교세계관의 형태로 발전되어 한국에도 심화되었다.
손봉호 교수 등의 화란자유대학 출신과 기독교학문연구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의 많은 부분이 카이퍼의 사상에 잇대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기독교의 많은 부분들이 편향된 성령 운동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한 동안 이 세상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고 하면서 세상과 신앙을 완전히 구별해 내는 일종의 이원론적인 경향에로 몰려가고 있을 때, 카이퍼의 생각은 우리사회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신학과 신앙은 물론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과 영광이 드러나야 함을 지적한 그의 생각과 행동은 일원론적이고 삶과 신앙의 일치를 강조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등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다스림과 영광이 드러나고 실현되야 함을 지적한다.
일반 은총(communis gratia)에 대한 카이퍼의 논의는 결국 특별 은총 아래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의 여러 문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함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 카이퍼는 특별 은총의 빛에서 일반 은총을 논의하며, 특별은총이 없이는 일반 은총도 없으며, 특별은총의 빛에서만 일반 은총 논의가 가능함을 지적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구속을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적용받는 특별 은총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구원받은 것에 감격하는 것만으로 멈추어 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믿으면서 따라서 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이 타락한 세상 속에서도 당신 자신께서 일하시는 것(일반 은총)과 같이 그의 영적 자녀된 (특별 은총 가운데 있는) 그리스도인들도 이 세상에 열심히 일하게 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독교세계관 운동은 궁극적으로 이와 같이 전 우주에 그리고 인간의 온 삶과 역사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며 하나님 나라가 임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