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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과 단재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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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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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광복절은 돌아온다. 준비되지 않는 우리에게 광복절은 최고의 행복이자 동시에 커다란 문제를 남겼다. 분단과 6.25 동족상잔이라는 더 크고 엄청난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광복과 관련하여 우리는 단재(丹齋)를 생각하게 된다. 광복절이 오면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사람으로 윤동주, 안창호, 신채호, 한용운 등의 선열과 애국지사들이다. 시류에 영합하여 적당히 친일도 하고 권세와 부를 누린 사람들도 있지만, 끝까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투쟁한 애국지사와 선각자들의 희생과 밑거름이 없이 오늘의 한국을 상상할 수 없다.
신채호(申采浩,1880~1936)는 충남 대덕군(현 대전시 대덕구)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호는 단재(丹齋)다. 할아버지로부터 한문을 배웠으며, 1898년 신기선의 추천으로 성균관에 들어갔으며, 1905년 성균관박사가 된 다음 황성신문 등에 왕성하게 사설을 쓰는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1906년 대한매일신보의 주필을 맡았고, 1907년 신민회에 가입했으며, 1910년에는 안창호·이갑 등과 톈진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1910년대에 그는 신한청년회를 결성하는 등 독립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수시로 만주 지역을 답사하면서 우리 역사를 체계적으로 저술하는 일에 착수했다. 1919년 3·1운동 직후 상하이 임시정부에 참여해 의정원 전원위원회 의장으로 피임됐으며, 일체의 타협을 거부한 철저한 독립운동 노선을 걸었다.
그는 민족주의 역사학을 확립한 ‘조선상고사’ ‘조선상고문화사’ 등을 집필하는 동시에 의열단 선언문으로 알려진 ‘조선혁명선언’을 작성했다. 이즈음에 신채호는 자신의 사상적 거처를 무정부주의로 옮겨갔다. 1928년 대만 무정부주의 비밀결사 사건과 연관돼 다롄에서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된 그는 10년 형을 언도받아 뤼순 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1936년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순국했다.
조선상고사에서 단재는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의 상태의 기록이니, 세계사라 하면 세계 인류의 그리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며, 조선사라면 조선 민족의 그리되어 온 상태의 기록이니라.”이란 유명한 글을 남겼다.
학자들은 신채호를 우리역사를 체계화한 주요 인물로 평가한다. 학자로서 당시 기존의 범주를 뛰어넘는 사관을 제시하였고, 우리의 공간적 역사 범위를 만주와 연해주로 확장하였다. 애국계몽운동과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독립운동의 일환으로 무정부주의 운동까지 거침없이 걸어갔다. 단재는 근대화주의자인 동시에 민족주의자였으며, 또한 무정부주의자이기도 했다. 신채호라는 한 지식인의 사상적 편력을 통해 근대화를 향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시대정신의 스펙트럼을 조망할 수 있다. 그가 독립을 위한 혁명적 활동으로 일본에 대한 분노와 폭력적 테러까지 수용한 점은 그만큼 조국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회영과 같은 민족주의자요 독립에 헌신했던 사람이 무정부주의를 수용했던 점은 당시의 상황의 어려움과 급박함을 이해할 수 있다.
단재 신채호의 가장 중요한 학문적, 운동적 기여로 근대적 민족주의의 체계화라 평가한다. 역사학자 신용하는 신채호의 민족주의를 ‘시민적 민족주의’라 하며, 국민의 생명·재산·권리를 보호하는 민족국가를 중시하고,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완전독립과 절대독립을 쟁취해 자주부강한 입헌공화국을 건설할 것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단재는 완전독립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무장투쟁을 강조했고, 그 민족주의론은 민족국가의 자율성과 입헌공화제를 특권화한다는 점에서 근대적 민족주의론이라 할 수 있다.
신채호에게 역사란 ‘아(我)’인 조선 민족과 ‘비아(非我)’인 다른 민족 간 투쟁의 기록을 뜻한다. 이러한 역사관은 신용하 교수가 지적하듯이‘민족적인 것’과 ‘비민족적인 것’, ‘주체적인 것’과 ‘사대적인 것’, ‘고유한 것’과 ‘외래적인 것’, ‘혁신적인 것’과 ‘보수적인 것’의 투쟁으로 특징지어지는 전형적인 민족주의 역사이론이라 할 수 있다. 오랜 분단과 우리 내부의 다양한 논쟁상황에서 오롯하게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애쓴 단재와 그의 사상이 우리의 내부조화와 조국통일의 초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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