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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 | 투철한 직업관을 넘어서는 은혜 체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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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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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하게 영화로 만들어진 ‘장발장’ 이야기는 늘 감동적이다. 그런데 직장사역자의 입장으로 직업적 관점으로 이 영화를 보면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있다. “율법적 직업관을 넘어서는 은혜 체험의 삶!”

채석장 감시관부터 경관을 거쳐 자그마한 비구 시의 경찰서장이 되고 파리 시의 간부 경찰이 되는 쟈베르는 율법적인 직업인이다. “인간은 준법자와 범법자로 나뉩니다.” 그래서 빵 훔쳐먹은 죄로 복역하다 탈옥과 범법을 반복해 19년간 살고 가석방 되었다가 달아나 장발장을 끝까지 추적하려고 한다. 투철한 직업관이다. 성실하고 집요하다.

장발장은 어떤가? 그는 한마디로 은혜를 실천하는 삶을 산다. 비구 시에 차린 공장에서는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고 결국 도피해야 했을 때는 자기 재산 챙겨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주가 되게 했다. 시장이 노동자 출신이라고 비난하던 사람이 마차에 깔렸을 때는 마차를 들어 올려 구해주고 그의 뒤를 봐준다. 그곳에 있던 거리의 여자 팡틴을 돌봐주고 그녀가 낳은 사생아 코제트를 악덕 하숙집에서 찾아 속량해주고 끝까지 돌봐준다. 팡틴이 죽으면서 말한다. “난 창녀고 코제트는 아버지가 없어요.” “하나님이 아버지가 되어주실 거요. 당신은 순결하고 아름다운 여자요.”

코제트가 좋아하는 청년 마리우스를 혁명전쟁 때 구해 코제트에게 데려다 준다. 그리고 그 와중에 혁명군에게 잡힌 자베르도 살려준다.
“난 하찮은 놈이요. 날 잡으려고 하지 마시오.”
“넌 날 모욕했어.”
“어서 서둘러 도망하시오.”
“난 결코 포기하지 않아.”
허공을 향해 총을 쏘고는 “당신은 죽었어. 자베르”

코제트의 아버지가 되어 10년을 수녀원에서 지내다가 수녀가 되기를 포기하는 코제트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고 세상에 나가서도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자선활동을 하면서 산다. 장발장의 이런 너그러움과 은혜가 어떻게 생겼는가? 그는 천성이 그렇게 천사 같았는가?

아니다. 자신의 비밀을 코제트에게 알릴 때 그는 말한다. “난 범죄자다. 배가 고파 빵집 유리 너머에 있는 것을 훔쳐 먹었고 그로부터 20년을 감옥생활을 했다. 나 역시 짐승이었다.” 그렇게 살았다. 짐승처럼. 그런데 그가 언제 은혜를 배웠는가? 바로 가석방되었을 때 성당에 하룻밤 잘 때 그곳에 있던 신부님에게 배웠다.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 은촛대를 훔쳐가면서 후려갈긴 상처를 눈두덩에 가지고 있던 신부는 잡혀온 장발장에게 특별한 호의를 베푼다. 은촛대까지 주었는데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면서 말이다. “잊지 말게. 새 사람이 되기로 한 약속을.” “왜 이런 은혜를 베풀어주십니까?” “이제 자넨 우리 형제네. 이 은으로 자네의 영혼을 샀네.”그리고 그 다음에 신부님이 한 말이 중요하다.
“이제 증오에서 벗어나게.” 빵 하나 훔친 죄로 20년을 살았던 장발장의 마음 상태를 신부님은 알고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바로 잘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이게 바로 은혜이다. 은혜는 값없이, 생각도 못한 것을 주는 것이다. 그것을 장발장은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은혜를 알았다.

마리우스를 구해 하수구로 탈출하는 장발장을 잡은 자베르는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잡혔을 때도 장발장은 말한다. “날 체포하고 마리우스는 풀어주시오.” 진심이냐고 묻는다. 마리우스를 코제트에게 데려다 준 후 작별을 하고 돌아온 장발장에게 자베르가 묻는다.

“왜 날 살려주었는가?”
“내겐 (당신을 죽일) 그럴 권리가 없소.”
“날 증오하잖아.”
“그렇지 않소.”
“공직자로 평생 단 한 번도 법을 어기려고 하지 않았는데... ”
그리고는 장발장을 풀어주고 자신이 수갑을 찬 후 자베르는 강물에 빠져 죽는다.

장발장은 증오에서 벗어나 있었다. 바로 은혜 때문이다. 은혜를 입은 체험이 있기에 율법적인 삶을 포기한 것이다. 장발장은 알고 있었다. 자기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코제트가 사랑하는 마리우스가 혁명전쟁의 최전방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사랑이 하나님이 주신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 사랑을 체험한 장발장은 사랑을 실천하며 살았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며 코제트를 떠났다. 그런 장발장에게 또 다른 은혜가 있었느니 자베르의 죽으면서 남겨놓은 ‘용서’로 다시 한 번 석방의 기쁨이 그에게 있었다.

은혜를 체험한 자의 (직장)생활은 은혜로워야 한다. “은혜로 합시다!”라는 대충 하는 식이 아니라 법대로 한다면서 빡빡하게 굴어 사람을 죽이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하는 일에 취해 인생을 허비하면 안 된다. 사랑이 결국 모든 문제의 해답임을 아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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