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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이야기|사람의 ‘마음’을 읽어 만드는 당신의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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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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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도 같은 제목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던 이 영화는 요리사라는 전문직업인의 자긍심을 영화 내내 볼 수 있게 할뿐 아니라 구한말 마지막 임금 순종의 비애까지 느끼게 한 역사적 설정도 흥미롭다. 이 영화를 보며 나름대로 느낀 영화의 화두는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경쟁하면서 한 번도 요리가 즐겁지 않았다고 말하는 성찬은 최고이면서도 최고가 되기가 두려운 상황에 빠져 고심하고 있었다. 전통의 한식당 운암정의 최고 요리사이자 후계자를 뽑는 경선에서 라이벌 봉주가 성찬의 황복 회에 독을 묻혀 심사위원들을 쓰러지게 한 이후에 요리를 그만 두었다. 이후 트럭으로 식자재를 배달해주면서 살아가는 성찬은 요리를 포기하며 치매에 걸려 고생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간다.

경쟁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다 보니 경쟁자가 비열한 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결국 성찬은 어떻게 하는가? 자기 요리에서 즐거움의 요소를 찾아낸다. 혀끝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맛, 자기가 한 요리를 먹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족하는 바로 그 요리, 경쟁에 초점이 있는 것이 아닌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요리가 성찬이 원하는 요리였다. 어떻게 그는 자기 직업의 동기이자 의미인 그 마음의 요리를 어떻게 찾아가는가?

운암정의 후계자 자리에 연연하지 않게 된 성찬은 5년 동안 은거한 후 조선시대 최고의 요리사인 대령숙수의 칼이 발견된 후, 그 적통을 찾는 요리대회에 억지로 참여하게 된다. 그를 아끼는 방송사의 국장과 요리대회를 취재하는 PD 진수의 권유로 숙명의 라이벌 봉주와 다시 만난다. 오봉주의 특기는 회유와 뇌물,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내 밑으로 들어와서 운암정 주방장이 되라고 성찬을 회유하고 심사위원들을 돈으로 매수한다. 경연에서 봉주와 성찬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결국 결선까지 올라가 둘이 맞서야 한다. 새 요리, 생선요리, 고기 요리 등에 이어 소를 해체하는 작업까지 점수를 내니 봉주가 앞섰다. 그러나 운반 도중에 제대로 소를 배려하지 않은 봉주의 소가 근육 출혈을 보여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대령숙수의 칼을 전수받을 현존하는 최고의 요리사는 누가 될 것인가 찾아내는 결선은 미루어지고 대령숙수였던 스승을 독살한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봉주 할아버지와 성찬의 할아버지는 대령숙수의 후계자를 다투는 수제자들이었다. 대한제국이 망하고 순종에게 소고기 탕을 대접한 후 대접할 주군이 없어졌는데 손은 있어 무엇 하느냐며, 일본인들의 연회에 가서 요리하기를 거부하고 손을 잘라버렸던 대령숙수, 그는 고통을 없애고 편히 죽을 수 있도록 성찬의 할아버지에게 부탁했고 그 제자, 즉 성찬의 할아버지는 스승의 부탁을 눈물 흘리며 들어주었던 것이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고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추어 마지막 대결을 하게 된 성찬과 봉주는 순종 임금을 눈물 흘리게 만든 그 소고기탕을 만드는 것으로 승부를 내게 되었다. 그 답은 치매에 걸린 성찬의 할아버지, 바로 대령숙수의 제자였던 그의 노망기어린 말 속에 있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야 성찬은 그 사실을 깨달았다.

성찬은 집에서 기른 소, 홍수에서 함께 살아남은 동생과도 같은 그 소를 잡아 양지삼겹살을 마련하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시던 ‘준치 몸’인 토란대, 그리고 고사리, 고추기름을 가지고 소고기 탕을 끓였다. 한편 봉주는 나름대로 소고기 탕의 비법을 고민하다가 비전지탕이라는 가문 전래의 비법이 적힌 문서를 발견해 그것으로 경선을 준비했다. 둘이 만든 소고기탕 맛의 비밀은 대령숙수를 돌려주는 일본인에 의해 밝혀진다.

봉주의 맛은 한식에 일식을 가미한 내선일체 요리법이었다. 유부와 간장을 넣고 끓인 맛, 바로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맛이었다. 한편 성찬이 끓인 소고기 탕의 맛은 조선의 모든 것이 담긴 맛이었다. 밭을 가는 충실한 노동을 평생 하다가 죽어서 몸마저 준 소고기에 매운 고추기름의 기개를 담고, 병충해를 이겨내는 토란대에, 산중에서 들풀처럼 번지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고사리를 넣은 맛, 바로 나라 잃고 상심한 임금에게 조선의 정신을 맛보여 눈물을 흘리게 만든 바로 ‘육개장’이었다. 성찬의 요리는 시장통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맛이라고 봉주의 손을 들어준 심사위원들이 폄하한 바로 그 소고기 탕이 바로 순종 임금을 눈물짓게 한 맛이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육개장에 이런 비화가 얽혀있을 줄이야!

진정한 음식의 맛은 바로 이렇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혀끝이 아니라 가슴으로 맛보게 하는 것이다. 성찬이 사형수였던 숯 장인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도 바로 그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재가한 어머니를 찾아갔을 때 어머니가 몰래 삶아주셨던 그 고구마의 맛, 평생 동생처럼 지내던 소를 도축장으로 보내며 “너의 생을 헛되게 하지 않을게.”라며 다짐하는 그 마음, 맛의 진실은 바로 마음에 있다. 마음을 다해 상대방의 마음을 감동시키기 위해 만드는 음식이 귀한 음식이고 진정한 음식이다. 그 음식을 만드는 일이 곧 즐거움이다. 1등을 하지 않고 최고가 되지 않아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이다. 바로 어머니의 맛이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수만큼 마음으로 만드는 요리법이 있는 것이라고 성찬이 말하는 대로.
그런 마음의 요리를 만드는 사람을 ‘식객’이라고 할 수 있을 터, 검을 잘 쓰는 달인이 검객이듯이 음식을 제대로 만드는 식객은 이렇게 음식 먹는 사람의 마음을 읽어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다. 경쟁 때문에 즐거움을 잃지 않는 진정한 고수가 바로 식객이다. 어차피 우리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같이 날마다 우리의 일을 해나간다. 마음을 담아 우리의 고객들, 우리의 거래처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면 좋겠다. 이런 자세가 바로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에게 하듯 하지 않고 주님께 하듯 일하는 사람의 모습이다(골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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