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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이야기|우연한 기회를 필연으로 바꾸는 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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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용일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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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의 경영자가 되는 방법이 몇 가지나 있을까? 경영학과를 졸업하여 열심히 경영자 수업을 받다가 드디어 20년 만에 경영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더 빠르고 좋은(?) 방법은 아버지가 오너 회장이면 유학 갔다가 와서 부장으로 입사해 임원으로 조금 일하다가 바로 경영자가 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아무나 될 수 없는 방법이긴 하지만….

1994년에 나와 깐느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었던 이 영화가 바로 그보다 더 쉽게 경영자가 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지방도시의 이름 없는 대학을 나왔지만 전공을 살려 경영을 해보고 싶었던 노빌은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못하고 박봉에 착취로 악명 높은 허드서커 사의 우편실에 취업해 우편물 분류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나마 부서의 왕고참은 그야말로 손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우편물 분류의 ‘달인’이었다. 그의 전문성을 배우면 미래가 좀 분명하게 보였겠는데, 노빌에게는 그럴 생각은 눈꼽 만큼도 없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노빌은 입사 첫날, 회장이 머스버거 이사에게 보낸 편지를 전하러 갔다가 하루아침에 회장이 되었다.

노빌이 입사한 그 날 허드서커 회장이 44층에서 이사들이 보는 앞에서 투신자살을 했던 것이다.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작심하고 있던 머스버거는 회사의 주가를 떨어뜨린 후 회사를 장악하기 위해 얼뜨기에 촌티가 더덕더덕 붙어있는 신입사원 노빌을 회장으로 전격 추대한다. <아르고스> 신문사 기자 에이미는 신분을 속이고 노빌에게 접근해 취재하면서 허드서커의 새 회장은 멍청이라는 기사를 써서 머스버거 이사의 계획을 도와준다. 회사의 주가가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에이미는 노빌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점점 그의 순수함에 마음이 끌리면서 둘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회사를 살릴 비장한 결심을 한 노빌은 동그라미가 그려진 설계도를 이사들에게 내놓는데, 그들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으로 어떻게 회사를 살릴 수 있겠는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러나 머스버거는 회사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생산을 결정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훌라우프가 그렇게 탄생된다. 그러나 팔릴 리가 없다. 결국 가격이 떨어져 가게 주인은 훌라우프를 길거리에 버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것을 주운 아이들이 놀기 시작하면서 훌라우프는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렸다.

초조해진 머스버거는 또 다른 흉계를 꾸민다. 그의 목적은 어떻게든 회사 주가가 떨어져 회사를 집어삼킬 자금이 적게 들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회장 노빌이 엘리베이터 보이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훌라우프를 만들었다는 거짓 정보를 신문사에 넘기고 노빌은 절망해 자살하려고 한다. 이때 마치 천사처럼 나타난 허드서커 회장은 청색 편지(바로 노빌이 입사 첫날 머스버거 이사에게 전달한 회장의 편지)가 전달되지 않았음을 상기시켜주었고 이사회에 공개된 그 편지는 또 다른 반전을 가져다준다. 자신의 심경을 고백한 허드서커 회장은 차기 회장이 실패를 두려워않고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주식과 재산을 전부 상속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 그것도 바로 그가 신입사원 시절에 배달했던 한 편지를 통해 극적 반전이 이루어졌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이렇게 우연한 행운이라는 그 말처럼 생각하지도 못한 때에 희한한 방법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결국 그는 회장으로 복귀하고 자신을 속인 에이미도 용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는 또 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허드서커 사가 발전할 계기를 암시해준다. 바로 비행접시이다. ‘프리스비’라는 이름을 가진 플라스틱 접시를 개발하는 것이다.

결국 아이디어를 통해서 위기를 극복한다는 입지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극히 미국적인 신데렐라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창의력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훌라우프는 1958년 미국의 웸-오 사에서 개발되어 15개월 동안에 미국에서만 1억 개가 넘게 판매되었다. 아직까지도 생활의 필수품이 되어 있다.

이런 창의력이 어떻게 가능할까? 창의력은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상상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도 아니고 젊은 사람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소설가 서머셋 몸은 상상력에 대해서 말하기를 연습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고 젊은이들이 더 많이 낼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하지만 성숙한 사람, 나이 든 사람이 더욱 많이 낸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열심히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에게만 상상력은 열매를 맺는다. 아인쉬타인도 상상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화 속의 노빌 회장은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재미있을 수 있을지 생각했다. 생각의 결과가 바로 원이었다. 쉽게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놀이를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훌라우프였다.

창의력과 상상력은 능력이다. 아이디어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로또가 아니다. 그 문제를 가지고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자면서 꿈에도 보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노빌은 대기업의 회장이 되는 허황된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지만 부단히 생각하는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결국 자신의 성실성을 입증했던 것이다. 생각하는 자만이 상상력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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