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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삶과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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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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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섭 교수

 

골목은 우리 삶의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다. 광장은 좀 더 멀리 나가야하거나 가끔 만나는 공간이라면 집과 이어진 골목과 골목길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삶의 순간이 농울진 곳이며 추억의 공간이다. 담벼락이 이어진 시골 골목길과 싸리나무 가지 엉기설기 엵어 만든 사립문과 울타리 사이의 시골길은 지금 우리들의 상상의 저편에 자리한다.

세계 주요 도시들도 한 국가 전체의 아름다움보다 한 도시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도시의 특정 거리와 골목이 유명하며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게 되기도 한다.

어린 단테는 피렌체의 골목을 지나 베키오다리에서 처음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 눈에 반하게 된다. 9년 후 베아트리체 다시 만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되며, 그녀가 죽게 되어 이생에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된다. 그녀는 단테 최고작인 신곡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되며 그를 천상으로 인도하는 아름다운 구원의 여인이 된다.

파리의 개선문과 이어진 상제르망 거리는 세계의 유행과 선망의 거리로 지금도 우뚝 서있다. 런던의 피카디리 거리는 고색창연한 수 백년 전의 건물들의 장중함과 고풍스런 멋으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통한 미래를 내다보는 역사의 지혜를 느끼게 하는 거리다. 독일 뮌헨의 의 슈바빙 거리는 한 유명한 여류 수필가에 의해 우리에게 낭만과 보헴의 거리로 잘 알려져 있다. 뮌헨은 근래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로 부근의 많은 사람들이 바이에른 전통 복장을 하고 멜빵이 달린 반바지에 스타킹의 레더호젠(Lederhosen)을 입은 남자들과 앞치마를 두른 풍성한 치마차림의 드린딜(Drindil)을 입은 여자들이 등장하여 독특한 독일 남부의 분위기를 창출한다.

LA의 로데오 거리는 현대적 풍모로 멋과 패션의 거리로 유명브랜드와 명품들이 서로 품위를 자랑하는 패션의 거리로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뉴욕 맨하탄의 42번가는 예술과 전시, 공연의 메카로 현대 예술의 본산으로 알려져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명품의 거리, 지역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프랑스 파리의 먹자골목이 있다. 파리 생미셸(St-Michel) 역에서 하차해서 위세뜨길(Rue de la Huchette), 사비에 프리바길(Rue Xavier Privas), 생 세브랑길(Rue St Sevrin), 아록길(Rue de la Haroc)을 따라 이어지는 거리다. 그리스 음식점이 많아 ‘리틀 아테네’라고 불리는 이 구역은 각국의 맛집들로 즐비하다. 작은 골목들 사이로 전 세계의 모든 먹을거리가 거의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리에서 유일하게 호객꾼이 있는 곳으로 파리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으며 가끔씩은 능숙한 한국어가 들리기도 한다.

영화 비정성시의 배경이였고, 우리나라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대만의 지오펀을 들 수 있다. 대만 과일로 만든 과일주스를 파는 가게, 대만의 가장 일반적인 음식인 국수와 만두 등을 먹을 수 있는 식당, 귀엽고 맛난 과자를 파는 가게, 별로 맛없을 것 같은 취두부를 파는 가게, 토핑을 골라 먹을 수 있는 팥빙수가게 등 다양하다. 지오펀은 다양한 먹거리들과 찻집 등이 들어찬 유명 관광거리다. 여기에 빨간 등불을 즐기려면 저녁에 가는 것이 좋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거리들이 있다. 젊은이들의 물결이 이어지는 패션의 명가 명동는 근래 중국, 일본의 많은 관광객은 물론 및 동아시아의 명소로 발전하고 있다. 인사동 거리는 전통속에 현대가 어우러져 맛집들이 즐비한 많은 작은 골목들과 고예술품과 서예, 미술품등이 외국인들의 심미안을 자극한다. 물론 젊은이들의 신선할 물결이 골목을 누비고 있음은 당연하다. 이어지는 북촌과 전통의 삼청동 거리는 60,70년대를 거쳐 80~90년대의 젊은이의 데이트 코스로 명성을 자랑하였다.

낙원동의 허름직한 옛거리에도 깊은 정한이 넘치고 남대문, 동대문 시장도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골목길이라 할 수 있다. 부산에 요즘의 해운대, 광안동 보다 남포동과 용두산 공원이 옛사람의 정취를 돋구기도 한다. 대구의 서문시장골목, 대명동 골목 등과 광주의 충장로와 금남로, 양림동 등의 거리는 역사에 잇대어 있는 명문거리, 유명 골목들이다. 인천의 신포동과 북성동, 월미도, 차이나타운 등 구시가지 및 근대 유적지와 개신교 전래 유적들은 우리의 근대사의 명암을 보여준다. 전주의 한옥마을 거리는 전통과 현대를 잘 연결하며 점차 인기와 인지도가 높아가고 있다.

우리의 많은 도시들은 오랜 역사와 정한이 담긴 아름다운 골목과 거리를 갖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좋은 골목들에 아름다운 스토리를 얘기(story telling)하는 문학, 영화, 미술 등 예술이 접목되고 창조되어야 한다. 언론과 미디어 그리고 중앙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다양한 성공모델로 확산되어야 한다. 오랜 준비와 꾸준하고 끈기있는 전문가 참여와 시민의 동조가 함께 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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