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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맞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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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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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맞는 나무들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추위에 지친 우리들에게 입춘(立春)이란 말이 희망이 되지만 아직도 동장군은 영하 10도의 세력으로 봄을 막고 있다. 낙엽으로 벗은 나무들은 엄동과설한을 견디며 마지막 봄을 향한 기다림으로 서 있다.

나무는 늘 비탈에 서있다. 언덕이나 산비탈은 물론 좁은 공간이나 담벼락이나 건물사이에 한두 그루, 서너 그루모여서 찬바람을 맞는다. 꽃 지고 잎새 떨쿠고 앙상히 벗은 몸으로 지난 겨울을 용케도 견디어 왔다.

모든 인내는 마지막이 어렵다. 절개도, 겸손도, 진실도 마지막 단계에서 늘 더 큰 시련과 도전과 유혹을 받게 된다. 이 추운 겨울을 견디어 온 저 나무들과 들판과 도시의 비둘기와 거리의 떠도는 이들의 신고(辛苦)를 흰 달과 누런 해는 알고 있으리라.

그러나 함께하는 시간은 견딜 수 있다. 아니 즐겁고 힘차다. 함께 노래하고 춤출 수 있다. 화사한 봄날을 기다릴 수 있다.

 

<비탈에서 겨울을 맞는 나무들>

 

나무들 비탈에 나란히 서서

찬 겨울 바람을 맞고 있다

 

뼈를 드러낸 앙상한 모습들 사이로 바람이 불고

새도 오지 않는

겨울 아침을 조용히 맞고 있다

 

뿌리는 흘러 강물로 이어지고

머릿결은 떨어져 낙엽으로 쌓이고

 

마른 뼈들의 흔들림, 조용한 합창

마른 영혼들의 노래, 순순한 그리움들의 춤

 

지금 침잠해도

어느 바람엔들 춤이야 못추랴

어느 장단엔들 노래야 온몸으로 못 부르랴

 

억겁의 기다림을

어느 봄날엔들 아지랑이 아롱지지 못하랴

 

높은 삼각의 산정을 이루며

나무들 비탈에서

찬 겨울 바람을 맞는다 (시집『기다림이 힘이다』나남, 에서)

 

성경은 찬바람과 폭풍도 하나님의 섭리임을 강조한다. 겨울이 있어야 봄이 더 빛나기 때문이다. “풍우는 그 밀실에서 나오고 추위는 북풍을 타고 오느니라. 하나님의 입김이 얼음을 얼게 하고 물의 너비를 줄어들게 하느니라 또한 그는 구름에 습기를 실으시고 그의 번개로 구름을 흩어지게 하시느니라. 그는 감싸고 도시며 그들의 할 일을 조종하시느니라 그는 땅과 육지 표면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 명령하시느니라 ”(욥 37: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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