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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극복 위한 해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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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극복 위한 해법이 아쉽다

 

일개미 Z-4195는 전투 개미인 친구 위버를 만나 신세 한탄을 하다가 클럽에 놀러 온 공주인 발라에 반해 버린다. 공주를 다시 보고 싶었던 Z는 절친이었던 전투 개미 위버에게 한 번만 서로의 신분을 바꿀 것을 부탁해, 왕실 가족이 참석하는 전투 개미 사열식에 전투 개미인 척 참석한다. 그런데, 흰 개미들의 침략으로 인해 사열식에 참석한 Z와 전투 개미들은 모두 그 길로 전쟁터로 가게 된다. 잔인하고 치열한 전투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Z는 전쟁 영웅으로 환영받고 훈장을 받게 되는데, Z의 일개미 신분을 알아본 발라 공주로 인해 Z는 체포 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발라 공주를 인질삼아 도주하던 Z는 실수로 바깥세계로 가게 된다. 군 사령관이었던 맨디블은 이 혼란을 틈 타 왕실 가족과 일개미 모두를 죽이려 했던 자신의 음모를 실행한다. 하지만 바깥세계로 나갔던 Z와 발라 공주는 맨디블 장군의 음모를 눈치채게 되고, 그들은 다시 개미 왕국으로 돌아와 개미들의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한 영화 제작사였던 Dream Works Pictures가 1998 제작했던 개미(Antz)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전체적 줄거리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는 내용이고 이야기의 결말이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이야기지만, 이 영화를 사회 과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새로운 사실들을 보게 된다. 치열한 사회적 갈등, 계층간의 불평등, 부패한 권력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Karl Mark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수정해서 자신의 이론을 전개했던 Max Weber는 사회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개개인들의 행동과 대중들의 사회적 행위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 행동들에 대해서 어떻게 사회적인 의미를 부여할지 연구했다. 그는 사회적 행동(social action)을 4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했는데, 목적 지향적인 행동(instrumental rational action), 가치지향적인 행동 (value rational action), 감정적인 행동(emotional action), 전통적인 행동(traditional action), 이 모든 사회적 행동들은 중첩되고 복합적이라고 보았고,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의 동기는 무엇이며, 그 사회적 행동이 어떻게 종교와 사회를 구성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가 어떻게 형성 되는지, 그리고 무엇이 동기와 의미를 만들어 내는지를 파악하려 했다.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 Weber의 이론을 적용해, 목적 지향적인 행동의 예를 보면, 일개미들은 전쟁이 일어나도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에게 주어진 하루의 작업량만 더 열심히 하면 되었다. 전투는 오직 전투 개미가 할 일이었다. 가치지향적인 행동의 예를 설명하면, 전투 개미들은 그들이 전투에 나가면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전쟁에 나가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 일개미는 명령에 복종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자신들의 국가를 위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가치에 벗어나는 일은 하려 들지 않았다. 전통적인 행동의 예를 설명하면, 개미들은 자신의 신분을 인정하고 그 신분을 뛰어 넘어 다른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나면서부터 정해진 사회적 신분과 계층을 인정하고 순응했다. 그러나 이 모든 사회적 행동들을 하나로만 설명하려면 불안하다. 서로 연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갈등이 깊어간다. 개인의 행동이 광장에 모여 사회적 행위들로 표현되고 있는데, 신분과 계층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누어지는 모습이 걱정스럽다. 늘 그래 왔듯이 전통적인 시각에서 보려는 사람들은 광장에서 촛불을 든 사람들을 좌파로, 태극기를 든 사람을 우파로 나누려 한다. 그러나 현재의 갈등은 좌파와 우파로 구분할 성질의 것이 아닌데, 그렇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도 있어 불안하다.

젊은 세대는 촛불을 들고 있는데, 어버이 세대 중에는 태극기를 들고 있기 때문이며, 회중은 촛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목회자 중에는 태극기를 지켜야 한다 말하기 때문에 걱정스럽다. 태극기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목회자들이, 탄핵이란 상황이 오기 전에 청와대에 이렇게 말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왕이여 내가 아뢰는 것을 받으시고 공의를 행함으로 죄를 사하고 가난한 자를 긍휼히 여김으로 죄악을 사하소서 그리하시면 왕의 평안함이 혹시 장구하리이다” (다니엘 4:27).

 

강경신 목사(인천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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