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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의가 세워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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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의가 세워지길…

 

사무엘하 11장에는 왕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와 간음하는 이야기와 왕이 어떻게 자신의 죄를 숨기는지 설명한다. 당시 이스라엘 군대는 암몬과 치열한 전쟁 중이었다. 우리아와 왕의 신복 몇 명이 전투 중에 전사했고, 이 일은 적과 싸우면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 이라는 칭송을 백성에게 받을 정도로 승리하는 일에만 익숙해 있었던 다윗 군대에게 충격이었고, 패전의 소식을 왕에게 전해야 될 사자에게도 충격이었다. 그래서 그는 싸움에서 졌다는 소식을 왕에게 전하기를 두려워했다.

그러면, 정작 그 싸움을 이끌었기에 패전의 책임을 져야 했던, 사령관 요압은 어떠했을까? 요압은 걱정하지 않았다. 패전 소식을 왕에게 전해야 했는데도 두려움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이 패전이 다윗의 요구에 충실하다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요압이 우리아를 죽이라 명했던 왕의 요구 배후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 수 없었겠지만, 우리아와 왕의 신복들의 죽음은 왕이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계획된 일이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이 일은 다윗이 시작한 사악한 음모가 되었지만, 누구도 이 죄를 고발하지 못했다. 이유는 다윗이 저지른 악한 짓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했지만, 다윗이 모든 권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왕이 가진 힘은 절대적이었고, 누구도 왕이 하는 일에 시시비비를 가리기 힘든 시대, 왕의 말이 법이었고 백성들은 왕의 말과 그 하는 일에 무조건 복종을 강요받던 시대였기에, 왕이 우리아를 죽인 일에 요압이 침묵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도 동일하게 생각하셨을까? 하나님은 침묵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하나님은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 다윗의 한 사악한 일들을 세상에 드러나게 하시고 그가 받아야 할 만큼의 징계를 내리시는 이야기를 사무엘하 12장은 기록한다.

다윗을 기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셨고, 오랜 세월 다윗을 지키시고 복을 주셨던 분도 하나님이었지만, 하나님은 전쟁터에서 우리아와 병사들이 죽어간 이유가 다윗이 자신의 죄를 숨기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를 주저하지 않으셨고, 합당한 벌을 내리는 일에도 머뭇거림이 없으셨다.

왕이 다스리던 시대는, 권력이 없는 사람들은 가진 것도 빼앗기고 억울하게 차별을 받는 일이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때도 하나님은 힘이 없기 때문에 눌려 사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살피며 그들의 탄식을 들으셨고, 지도자들의 잘못을 바로잡아 정의를 세우셨다.

지금 우리는 모든 권력이 왕에게 집중되어 있고 신분에 따라 차별 받는 ‘왕정시대’ 안에 있지 않다. 권력의 시작점은 정치나 관료가 아니고, 권세와 부가 없어도 누구나 법 앞에서 공정하게 판결을 받을 수 있는 ‘민주주의’ 라는 시스템 안에 있다. 그런데 사회가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여전히 왕정시대에 사는 사람처럼 대통령을 군주나 되는 것처럼 감싸려 하고, 기득권에 대항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군주를 위해 살지 말고 권력의 출발점인 시민을 위해 살라고 외치기 때문이 아닐까? 갈등과 불신의 골이 깊어간다. 주말마다 벌어지는 촛불과 태극기의 집회의 차이는 왕정과 민주주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힘겨루기처럼 보인다 말하면 지나친 억지일까? 왕정시대에도 하나님은 정의가 세워지기 원하셨는데, 하나님의 정의가 불신과 갈등을 치유하는 힘이 되기를 기도한다.

 

강경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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