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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원칙의 사회를 위해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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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원칙의 사회를 위해 기도하자

 

기업의 최고의 가치는 이윤추구다. 그런데,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이 이윤이 나는 것을 보지 못해도 관여하는 일이 스포츠 협회장 자리다. 직원들의 월급이나 보너스 지금에 인색한 사업주, 심지어는 자기 사업장에서 산업재해로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에게 지급해야 될 보상비도 인색하게 지불하는 사람들이 스포츠 연맹의 회장이 되어 거금을 쓰며 자신들의 통이 얼마나 큰 지를 자랑한다. 한국 재벌이 적극적으로 체육계로 진출한 시기는 1981년 24회 서울 올림픽을 유치한 다음이었다. 대한탁구협회장, 양궁협회회장, 대한축구협회장, 대한레슬링협회장 등등, 그리고 아마추어 스포츠연맹의 회장까지, 그런 자리들은 과거에도 기업 총수들의 몫이었고, 지금도 그들의 몫이다.

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그 회장직을 유지하려 할까? 자신들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비 인기 종목의 스포츠를 육성 지원한다는 명분, 혹은 정치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회적으로 스포츠 단체장으로서 받게 되는 예우와 신뢰감이, 사업가로서 받을 수 있는 예우보다 특별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사업상 비즈니스 미팅을 외국에서 할 경우, 거래처에 자신을 대표라고 소개해도 상대의 관심을 끄는 일이 쉽지 않지만, 경기 단체나 스포츠 협회장을 겸하고 있다고 소개하면, 상대방의 태도에 미묘한 변화가 있다. 차원이 다른 신뢰감을 형성한다. 서구 사회는 스포츠와 관계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풀 때, 경기장 밖에서도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서구인들은 스포츠맨들을 왜 신뢰할까?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가 몇 주 전에 있었다. 이유는 당시 금메달 리스트였던 러시아 선수, 소트니코바가 대회 중 금지약물을 사용한 의혹이 있는데 그 사실이 확인 되면,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설명하는 이야기였다.

2016년 10월 29일 뉴스에는 런던 올림픽, 역도 중량급에 출전했던 김민재 선수가 은메달을 받을 예정이란 보도가 있었다. 당시 그의 기록이 8위였는데, 금, 은, 동메달 리스트와 4, 6, 7, 11위를 한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에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뒤늦게 발견되어, 5위를 한 선수가 금, 8위를 한 선수가 은메달을 받게 된다는 소식이었다. 비슷한 예를 더 보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육상 여자 높이뛰기 종목에서 안나치체로바라(러시아)선수가 동메달을 땄는데,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메달이 박탈될 것이라는 세계육상경기연맹의 발표를 2016년 10월 7일자 언론이 보도한 일이 있었다.

이런 예들은, 서구인들이 스포츠맨들을 신뢰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가 스포츠 경기에 정치와 외교, 돈의 힘이 작용하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들은 오래 전에 끝난 대회라도, 시합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게임의 규칙을 어긴 일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을 때, 선수들의 메달을 취소하고, 그들이 세운 기록들을 무효로 처리한다. 이렇게 나중에라도 잘못들을 바로 잡는 결정과 행동들이 스포츠 경기와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선수들로 하여금 법과 원칙을 지키게 하는 동기 부여를 해주지는 않았을까?

지도자의 도덕성과 신뢰도가 어느 정도인지 청문회 참석한 증인들을 통해 보여질 때마다 법과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에 대한 목마름이 더 간절하다. 증인으로 선 이들이 우리 사회를 쥐고 흔들 수 있었던 이유는 침묵으로 동조했던 다수의 사람들이 권력 앞에서 법과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실망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은 이제 상대의 말을 믿지 않는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애곡 하여도 가슴을 치지 않는 세대를 우리가 사는 것이다. 이런 세대를 향해 예수께서 울라고 하셨는데, 정유년을 시작하는 소리는 "신뢰와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를 위해 기도하는 소리여야 한다. 닭 울음이 아닌, 기도 소리가 도처에서 들리도록 힘을 쓸 때이다.

 

강경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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