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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역사 일어나는 성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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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의 역사 일어나는 성탄을 기대한다

 

세상은 성탄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떼어놓으려 애를 쓴다. 우리나라는 아직 아니지만, “차별 금지법”이 시행되는 나라 중에는 공공 장소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는 것을 금하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도 못하게 하고,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성탄 인사도 교회 안에 가둔 나라도 있다.

하지만, 스크루지 영감의 이야기는 예수와 성탄절을 모르는 모슬렘 어린이도 안다. 스크루지는 찰스 디킨스가 쓴 소설 “크리스마스 캐롤” 의 주인공이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에 일어난 산업혁명이 한참이었던 영국에서 발표되었다.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 아놀드 토인비였는데, 그가 『산업혁명』 (The Industrial Revolution, 1884) 이라는 책을 쓴 후부터 이 단어는 세상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은 철과 강철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활용, 석탄과 증기기관 같은 새로운 동력원의 사용, 방적기, 역직기와 같은 새로운 기계의 발명, 공장제라는 새로운 노동 분업체계의 발전, 증기기관차, 증기선과 같은 새로운 운송 및 통신수단의 발전 등 다양한 요인들이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일어난 변화였다. 이 말은 21세기에도 경제 사회 문화의 변화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며, 지금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당시 산업혁명이 가능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농업혁명으로 인한 농산물의 생산력의 증가로 인구가 늘어나게 되고, 이것이 값싼 노동력과 거대한 구매 시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 근로자 계층의 삶의 질은 형편 없었고,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영국의 맨체스터와 영국 북부에 살았던 노동자들은 무지, 가난, 소외, 그리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야 했다. 찰스 디킨스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이런 노동자들의 삶을 깊이 연구 한 후, 계층 사이의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산주의 운동을 선택했다.

당시 디킨스도, 12살의 어린 나이에 런던의 한 구두약 공장에 견습공으로 취직해, 열악한 조건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며, 돈을 벌었던 일이 있었는데, 이 경험은 후에 그의 문학 세계에도 영향을 끼쳤고, ‘크리스마스 캐롤’ 속에도 그가 가졌던 사회적 불의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관심들이 담겨있다. 스크루지는 인색한 구두쇠로 인정이라고는 손톱 끝만치도 찾을 수 없는 수전노였다. 그런 그가 크리스마스 전날 밤, 같이 사업을 했던 동업자 말리의 유령을 만나 자기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이 된다는 이야기를 “크리스마스 캐롤”이 담고 있다.

엥겔스와 디킨스의 모습을 비교하면, 사회적인 불의와 부정함을 풀어낸 방법과 모습이 너무 다르다. 사회적 갈등을 드러내고 사상과 철학을 이야기했던 엥겔스의 공산주의는, 당시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힘과 영향력을 제공했겠지만, 그의 깃발 아래 모여 평안을 누렸던 사람들의 숫자와, 공산혁명 때문에 희생된 사람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반면에,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은 강력한 혁명을 원했던 사람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미약했을 텐데도, 그의 이야기는 오히려 사람들의 속에 있는 어두움을 몰아내고, 선한 마음에 좋은 양식이 되었다. 그는 오직 종이와 펜 한 자루로, 그가 바라는 세상과 사람의 모습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들이 가능했을까? 그의 영향력은 너무 작아, 바람이 불면 꺼져버릴 촛불이었을지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엥겔스가 들었던 깃발과 주장보다, 디킨스의 소망이 만들어낸 스크루지의 회심을 더 좋아하며 기억한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 도시 빈민들이 경험했던 비슷한 어려움들을 겪고 있는 시민들이 매주 광장에 모여 소망의 촛불을 매주 들고 있다. 이 촛불은 디킨스의 종이와 펜보다 더 약하지만, 촛불이 비치는 빛이 닿는 곳마다 스크루지가 보여준 회심의 역사가 거룩한 성탄의 밤에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강경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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