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미국 스탠퍼드대 젊은 심리학자 루이스 터먼은 캘리포니아 초 ․ 중학생 25만 명 중에서 IQ 135넘는 천재 1521명울 추려내 일생을 추적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터먼은 이 아이들이 각계 최고 엘리트로 성장해 성공적 인생과 영웅적 지위를 누릴 거라고 장담했다. 그는 어미 닭처럼 이들을 지켜보며 학업 결혼 질병 건강 직업 승진 들을 낱낱이 기록했다. 학교와 직장 추천서도 후하게 써줬다. 그런데 천재들은 대부분 평범한 직업인으로 자랐다. 판사와 주(州 )의원 몇 몇이 나왔을 뿐 전국적 명성을 얻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결국은 터먼은 “성공은 지능이 아니라 성격과 인격, 기회 포착능력이 좌우한다.”고 결론지었다.

1937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각별히 똑똑하고 야심차고 적응력 뛰어난 2학년 268명 학생들을 뽑아 ‘잘사는 삶의 공식’을 추적해왔다. 이들 중엔 훗날 대통령이 된 케네디도 있었다. 이제 학생들 중 절반은 세상을 떠났고 1967년 이후부터 이 연구를 이끌어 온 조지 베일런트 교수도 75세가 됐다. “천재는 일종의 정신병자다”(플로베르)라고 했던가. 72년에 걸친 연구 결과가 얼마 전 조선일보에 보도됐다. 그런데 268명중 3분의 1이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마약이나 술에 빠져 횡사한 이도 적지 않다. 하버드 엘리트라는 껍데기 아래 고통 받는 인생들이 그렇게 많았던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안정적인 성공을 일궈 낸 것이다. 이 연구의 결론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였다.

베일런트 교수의 아버지는 영화 ‘인디에나 존스’의 모델인 고고학자 조지C 베일런트다. 아버지는 베일런트가 열 살 때 권총 자살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행복하게 늙어가는 7가지 요소의 으뜸으로「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를 꼽았다. 그는 갈등과 과오를 부정하지 말고 ‘승화’와 ‘유머’로 방어하라고 했다. 나머지 6가지는 안정된 결혼, 교육 ․ 금연 ․ 금주 ․ 운동, 적당한 몸무게였다. 누구보다도 탁월했던 베일런트 교수의 생애도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3차례 이혼 끝에 두 번째 아내에게 돌아갔다. 그러면서 삶의 오묘함에 경배했다. “삶은 극적인 주파수를 발한다. 과학으로 판단하기엔 너무나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엔 너무나 아름답다.”

여기에서 우리가 유의할 것은 고통에 적응하는 자세다. 우리 가운데는 순수하면서도 지나치게 충동적인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은 어떤 사건 앞에서 Id(이드)라는 심적 본능대로 반응하는데 결국은 자신 인격의 미성숙성을 드러내고 미구에는 인생까지 파산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인생에게는 자기 훈련이 필수적인 것이다.

여기 역경과 고통에 긍정적으로 적응하여 인생을 성공한 사람이 있다. 1956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소련탱크에 맞서 싸운 청년이 있었다. 항거가 실패하면서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무역회사 회장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는 편지를 써 보냈다. 회장은 “이런 엉터리 영어로 뭘 해?”라고 회신했다. 답신을 보낸 회장의 영어가 오히려 엉망인데도 말이다. “뭐 이런 사람이 있어. 자기 영어가 엉터리면서 내 영어를 엉망이라고?”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회장의 마음을 박박 긁는 편지를 썼다. 편지를 읽으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말씀이 있었다.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잠 15:1). 그는 거기에서 원한의 편지를 찢어버리고 회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유순한 답신 덕분에 한 주후부터 그 회사 통신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는 계속 노력하여 실질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부회장까지 올라갔다. 속을 뒤집어놓은 편지를 쓴 회장을 용서한 덕분에 그는 결국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