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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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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8.23.>

올림픽

 

이제 올림픽은 끝났다. 출전한 선수들은 지난 4년 간을 오직 올림픽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들의 준비는 단지 4년이 아니다. 이미 적어도 그보다 몇 년, 나아가 10년 이상을 오직 자신이 하는 종목의 최고가 되기 위해서 훈련해왔다. 그러니 4년 주기의 올림픽은 가시적인 시간일 뿐이다. 선수 개인에게 있어서는 평생을 준비한 경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올림픽을 정점으로 자신의 선수생활도 마무리하게 된다. 물론 예외적인 선수들도 있다. 그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올림픽 대회는 단순히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쟁이기도 하다. 따라서 개인은 자신의 명예를 위한 경기를 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국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메달을 딸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를 사서 국적을 바꾼 다음 자국의 선수로 올림픽에 내보내는 경우가 생겼다. 이러한 경쟁은 돈이 많은 나라이면서도 정작 메달을 따지 못한 나라들이거나 국가주의적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중동의 산유국들과 1위에 목매는 큰 나라들이다. 경제적으로 약소국가들은 이마저도 정당한 경쟁에서 소외되고 만다.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의 선수들 가운데 개인 종목에 탁월한 가능성이 보이는 사람을 귀화시켜서 자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경기에 내보낸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돈도 벌고 환경이 좋은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보니 귀화선수에 대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이번 올림픽에는 그러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인가, 올림픽 정신에 대한 이야기도 다시 회자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론 이번 올림픽 선수단 가운데는 귀화선수가 없다. 확실하지 않지만 여자 탁구에 한 명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녀의 경우는 올림픽을 위해서 귀화한 것이 아니라 국제결혼을 해서 시민권을 자연스럽게 받은 경우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몇 선수를 귀화시키겠다는 시도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서 없었던 일로 정리된 것으로 안다.

 

그만큼 올림픽에서 메달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적인 것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도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 10위를 목표로 하는 준비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금메달을 10~12개는 따야 한다는 계산을 했다. 따라서 금메달이 가능한 선수나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관리한 것도 사실이다. 목표치를 발표한 이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체육계는 나름의 심혈을 기울여서 4년을 준비해왔다.

 

올림픽 본선이 시작되었다. 종목에 따라서는 개회식보다 앞서서 일정상 예선전을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면서 기대했던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나 개인이 예선전에서 탈락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하지만 종합 10위라는 목표를 세우고 생각했던 메달 후보자들과 종목은 이미 고개를 떨구었다.

기대했던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조기 귀국했다. 하지만 그들이 귀국한 사실을 전하는 뉴스마저 사실만 전할 뿐 그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올림픽 선수단 본진이 귀국하면서 메달을 딴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다. 언론도 그들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선진국 선수들 가운데는 매우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메달을 따야 하고, 그것도 금메달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는 한국선수를 보면서 안타까워한다. 이미 올림픽에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선수인데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그렇게 운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에서 울어야 하겠냐는 것이다. 올림픽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다.

 

사람들의 관심이 오직 1등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1등이지 않기에 대리만족과 같은 것을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거기다 국가주의까지 가세를 하게 되면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는 등식은 자연스럽다. 비록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경기를 하는 동안 그들은 태극기를 붙인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다. 그 과정만도 귀하다. 올림픽 경기에 나온 것만으로도 최고인 것 아닌가.

 

이제 올림픽은 끝이 났다. 소위 올림픽 영웅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서 잊힐 것이다. 주어진 기회와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서 자신도 감동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올림픽이 아닐까. 단지 메달을 목적으로 용병을 사다가 자국의 국기를 올리겠다는 생각도 부질없는 것이고, 단지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바라보지도 않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예상한 것보다 적은 메달을 땄지만 순위에서는 8위를 했다. 이제 귀국할 텐데 선수단 모두가 우리를 대신해서 엄청난 땀을 흘리면서 수고했으니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면 좋겠다.

이종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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