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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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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휴가

 

이제 본격적으로 휴가철이다. 배고픈 시대에는 휴가라는 단어가 낯이 설었다. 하지만 요즘 휴가라는 말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여기는 말이다.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휴가의 풍속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시대적 상황과 경제력에 비례해서 휴가의 의미도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먹고살기가 힘들었던 시대의 휴가는 잠시라도 일을 멈추고 노동에서 자유하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먹는 것을 해결한 상황에서 휴가는 단지 노동을 쉬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

당연히 휴가에 담긴 의미도 다양해졌다. 휴가를 가는 사람마다 자신의 휴가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생각이 다르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휴가를 보내기 원하기 때문이다. 같은 곳에 가서도 자신의 관심과 여건에 따라서 쉬는 방법도, 놀이도, 하고 싶은 것도 달리하려는 것이 요즘 휴가의 풍속도다. 획일적이거나 증명사진을 찍고 오는 일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 한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휴가를 이용해서 더 힘들고 수고로운 것일지라도 자원하여 고생하는 일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단순히 편하게 쉬는 것만 휴가라는 고정관념을 무너트리는 현상이다. 기꺼이 어려운 일에도 동참하기를 원한다. 그런가 하면 아주 험한 여정을 계획해서 오지나 낙도를 체험하거나 트래킹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의 휴가의 개념과는 달라도 많이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휴가의 개념이 달라지고 다양해졌다고 해도 그 안에 담긴 변하지 않는 것은 힐링(치유 또는 회복)이라고 하는 요소다. 근년에 들어서 이 단어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힐링을 위해서 휴가, 또는 쉼의 시간과 어떤 일을 만들기도 한다. 단지 쉬고 노는 것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때로는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마음의 치유를 받고, 삶의 의욕을 회복하기 원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휴가는 단순히 쉬는 것, 일하지 않고 편안히 보내면서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휴가는 힐링과 함께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일일 수도 있다. 물론 이때의 일은 단순한 노동이나 결코 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수고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다른 차원이다. 곧 힐링 내지는 자신의 삶의 의미를 풍요롭고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휴가는 단순히 놀기 위한 것이 아니라 힐링과 함께 자신의 삶에 의미를 더하기 위한 또 다른 일이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의 경우는 평소에 소홀했던 것을 보충할 수 있는 휴가가 된다면 좋을 것이다. 일 때문에, 바쁘기 때문에 자신이 잊고 살았던 것들, 혹은 자신이 해야 했던 일들을 휴가를 통해서 채울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휴가에 앞서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하고 계획도 해야 한다. 평소에 아쉬웠던 일들을 채울 수 있으면 좋을 것이고, 무엇보다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점검하거나 부족했던 것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히 남들이 가니 나도 간다는 식으로 떠나는 휴가는 아니어야 한다. 남들이 어디를 가고, 어떻게 놀다 왔다는 이야기를 막연히 좇아가는 휴가라면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의미 있는 일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멋진 것이 아닐까. 나만의 시간과 기회를 만들어서 하나님의 은혜를 확인하고 나눌 수 있다면,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힐링과 함께 보충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휴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귀한 것들이 아닐까. 계획이 없이 남들이 가니까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어나서 가족과 자신만의 힐링을 위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휴가일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휴가에는 성경을 읽겠다는 계획은 어떨지? 이렇게 말하면 고루한 생각이라고 마음을 닫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크리스천이면서도 정작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대하는 것을 거의 하지 못하는 바쁜 삶이라면 성경을 읽겠다는 계획이 황당한 것이 아닐 것이다. 많이 읽겠다는 계획보다는 조금이라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세로 읽겠다는 계획을 하는 휴가면 어떨지? 어쩌면 가장 좋은 휴가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진정한 쉼이 주님 안에 있고, 소망도 하나님의 영원한 뜻 안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종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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