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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7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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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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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7.5.>

세계 173위

 

미국의 예일대학과 컬럼비아대학의 공동연구진은 최근에 세계 180개국의 대기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좀 생소한 표현들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관심도 없었지만 그러한 연구를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 자체가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공기의 질’이라는 단어이다. 누구도 걱정하거나 생각해야 할 이유도 없었던 것인데 공기의 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바닷물이 자정능력을 통해서 회복되듯이 공기에 대해서 특별히 고려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이 인류는 살아왔다. 한데 산업의 발전과 에너지와 교통수단의 필요에 의한 발전이 동반한 것이 공해인 것이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사용하는 것들이 인간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지만 반면에 그것 때문에 걱정을 해야 하는 문제를 낳은 것이다. 필요의 충족과 함께 걱정이라는 선물을 더해준 셈이다.

전해진 소식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은 하나님은 어느 나라든 공기만큼은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셨는데 결과는 발전한 것만큼 비례해서 망가트렸던 것이다. 미쳐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을지라도 직면하게 된 것은 오염된 공기로 인해서 숨 쉬는 것조차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필요해서 만들었지만 그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하니 누구에게 탓을 할 수 있겠는가? 망가트린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겠는가? 조사대상국이 180개국이고, 공기의 질이 좋은 나라로부터 가장 나쁜 나라를 순서대로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73위 중국이 180위라고 한다. 이 순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환경과 경제력, 산업화의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과연 이 순위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겠는가?

공기의 질이 나빠진 원인이 단순히 산업화와 경제발전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면 반대로 공기가 가장 나쁜 나라가 가장 발전한 나라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우리도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선진국들이 상대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공기의 질이 좋다는 것이다. 이 역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서 영국,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은 나라들은 산업이 발전했고, 경제적으로도 앞선 나라들이지만 주어진 환경이 우리나라와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일본의 경우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국토가 인구비례로 볼 때 우리 나라 보다 넓기는 하다. 그리고 섬나라라고 하는 지리적 특성이 공기가 정체되지 않고 바람에 흩어지기 때문에 유리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자주 내리는 비도 공기의 질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그러나 직접 경험하면 느낄 수 있는 것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단지 거리만 깨끗한 것이 아니라 공기가 깨끗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제주도가 그랬다. 적어도 제주공항에 내리면 일본에서 느낄 수 있는 공기의 수준이었다. 조건도 일본과 비슷한 섬이기 때문에 공기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과 적당한 습도까지, 심호흡을 하고 싶었던 기억이다. 그런데 요즘 제주공항에서 느끼는 것은 그렇지 않다. 물론 육지보다는 낫지만 과거에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깨끗함은 없어졌다. 답답한 느낌은 육지와 다르지 않게 되었다.

왜일까? 공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식이 국민들에게 없다. 공사장이나 시골에 가서도 느끼는 것이 논이나 밭에 들어가서 일하던 농기계들이 도로로 나왔을 때 흙이 뭍은 채로 운행한다. 비가 와서 씻겨 내려가기 전까지는 흙먼지를 날리게 된다. 공장에서, 공사장에서, 가정에서 처리하는 쓰레기, 운전하면서 피우는 담뱃재까지 털어버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심히 행동했던 것들이 모두 공기의 질을 나쁘게 하는 요인이다. 공기를 나쁘게 만든 것은 우리 자신이지 어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공기의 질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나라라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현실에서 경각심을 갖게 하는 소식이기에 슬프지만 의식의 전환이 있게 된다면 하는 바람이다. 공기는 그냥 공기라거나, 그래서 아무렇게나 행동해도 된다는 무지하고 안일하게 있던 우리 자신을 깨닫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사람들로서 피조세계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깊이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종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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