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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속세상ㅣ주술신앙과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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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전 교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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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술(呪術)이라는 말의 국어사전적인 의미는 “초자연적 존재나 신비적인 힘을 빌려 길흉(吉凶)을 점치고 화복(禍福)을 비는 일”이다. 이러한 신앙의 도구는 주문(呪文)을 외우거나 치성(致誠)적 종교행위를 반복한다. 따라서 주술신앙이라는 표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거나 성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주문이나 종교적 의식을 반복하는 신앙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신(神)과의 인격적인 관계나 도덕적 내지는 이상적 가르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으면 되는 것이고 종교적 행위는 그것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 이후에도 어떠한 책임이 요구되지 않고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따라서 맹목적인 종교행위나 주문을 외우면서 치성을 드리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러한 신앙은 신앙의 대상이 분명하지 않거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어떤 존재인 것과도 관계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목적에 이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따라서 주술신앙은 신앙의 대상에 대해서 분명하지 않거나 다신론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것이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그것은 굳이 신앙의 대상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고,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 뿐 이기 때문이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가장 실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최소한의 윤리적 가치마저 부정되거나 무시하게 되는 문제를 동반한다. 예를 들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가장 비윤리적인 것까지도 종교(신앙)라는 명분으로 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람을 희생제물로 받치거나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삶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 인간의 책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요행을 구하는 기회주의적인 삶을 부추기거나 그것을 신앙심과 결부시키는 가치관을 갖게 한다. 따라서 주술적 신앙을 갖고 있는 사회에는 운명을 받아들인다. 다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요행을 구하는 종교적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그렇다면 기독교 신앙은 어떤 것인가? 기독교도 단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주술적인 기원을 하는 종교인가?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주술이라는 수단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단지 자신의 필요를 얻기 위해서 요행을 구하는 종교도 아니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와 목적까지도 하나님의 창조와 창조목적에서 확인하고 있으며, 그것은 이미 하나님이 창조에 있어서 인간에게 주신 것으로 믿는 신앙이다. 때문에 기독교 신앙은 출발부터 주술적 요소가 내재할 여지가 없다. 오히려 창조에 있어서 인간에게 부여된 존재의미에 대한 확인과 그것에 따른 삶이 곧 신앙인 것이다.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미 철저하게 인격적인 관계가 전제되어있다. 따라서 종교적 행위까지도 그분과의 인격적인 관계에서 가능하다.

즉 창조를 통해서 인간을 존재하게 한 것만이 아니라 그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계획하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자이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존재하게 하셨으며, 창조자에 의해서 목적과 의미와 나아가서 존재양식까지도 주어졌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유일하게 하나님 자신의 형상을 따라서 지었기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님과 유일하게 인격적인 관계를 통해서 존재하며 그 과정을 기뻐하도록 하셨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행복한 존재일 수 있고, 그 관계와 피조물로서의 위치를 확인하고 순종하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은 요행을 추구하는 여지가 없다. 단지 자신의 필요를 목적으로 주술적인 신앙의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문을 반복해서 외우므로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신앙은 성립되지 않는다. 만일 그러한 것을 기독교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이미 기독교와 관계가 없는 또 다른 종교일 뿐이다.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을 존재의 기원(起源)으로 믿는다. 인간 역시 그 하나님에 의해서 지음을 받았으며, 그분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을 인식한다. 이 관계를 상실한 사람은 진정한 의미에서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종교를 말하나 하나님이 없는 종교를 말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창조주로서 유일한 하나님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하나님을 모르기에 자신의 종교적 목적을 위해서 주술적인 행위를 동반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한 행위로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종교인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존재목적과 삶의 원리까지도 하나님의 창조목적과 섭리의 원리에서 찾는 것이다. 거기에는 요행을 구하는 주술이 존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요행을 구하는 주술적인 신앙을 추구한다면 그렇게 하는 만큼 기독교적인 모양은 있다고 할지라도 더 이상 참된 기독교는 아닌 셈이다. 그런데 왠지 한국 그리스도인의 신앙에서는 주술적인 요소들이 많이 보인다. 신앙을 단지 자신의 필요와 목적을 채우기 위한 종교(수단)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을 그렇게 이해한다면 그러한 신앙은 더 이상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다만 기독교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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