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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예화 | 늙은 아버지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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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귀호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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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노인을 버리는 나라가 있었다. 그 나라에서는 누구나 노인이 되면 멀고 먼 산에다 내다버리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었다.

그 나라 대신 중에 버릴 나이가 된 늙은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비록 법이라고는 하나, 차마 아버지를 죽게 내버릴 수가 없어서 괴로워하다가 생각 끝에 집 옆에 굴을 파고 그곳에다 감추어 모셔두고 효도를 다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라에 큰 사건이 일어났다. 임금 이하 온 백성이 신봉하던 천신이 왕에게 수수께끼 같은 어려운 문제를 내놓고 이 문제를 풀면 나라를 번영케 하려니와, 그렇지 못하면 모두 파멸시켜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것이다.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뱀 두 마리가 있다. 이 뱀의 암수를 가리어라. 둘째, 큰 코끼리가 있다. 그 무게를 어떻게 다는가? 셋째, 네모진 향나무 판자가 있다. 판자의 어느 쪽이 뿌리 쪽이겠는가? 넷째, 같은 크기, 같은 모습의 어미와 새끼 말이 있다. 어떻게 그 어미와 새끼를 구별할 수 있는가? 다섯째, 한 바가지의 물이 큰 바닷물 보다 많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왕은 어전 회의를 소집하고 궁전의 모든 지혜를 동원하였으나, 어느 한 사람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자가 없었다. 왕은 드디어 나라 안에 포고하여,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에게는 후히 상을 내리겠다고 하였으나, 역시 신통한 해답을 가져오는 자는 없었다. 속이 탄 왕은 궁정의 대신들에게도 이를 풀지 못하면 모두 목을 베겠다고 호령을 하였다. 부모를 숨긴 그 대신은 이제 살날이 며칠 남지 않았으므로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뵙고자 굴속으로 갔다. 아들의 근심스러운 표정을 본 아버지는 “네 얼굴빛이 좋지 않구나. 무슨 일이라도 있었느냐?”고 물었다. 대신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그것을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다. 첫째, 부드러운 삼베 위에다 뱀을 놓아 두어라. 그때 이리저리 움직이는 놈이 수놈이고, 움직이지 않는 놈은 암놈이다. 둘째, 코끼리를 배에 태워 배가 물속으로 얼마나 들어갔는가를 표시해 둔다. 다음에는 코끼리를 내려놓고 그 표시까지 내려가도록 돌을 싣는다. 그래서 그 돌의 무게를 하나하나 달아보면 그것이 코끼리의 무게다. 셋째, 나무는 물속에 띄워보면 뿌리 쪽이 조금이라도 더 가라앉게 된다. 넷째, 꼴을 주어 보라. 어미 말은 반드시 새끼 말에게 꼴을 밀어준다. 다섯째, 맑은 마음으로 한 바가지 물을 떠서 부모나 병자에게 베풀면 그 공덕은 영구히 없어지지 않는다. 큰 바다의 물이 많다고는 하나 언젠가는 다할 때가 있다.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대신은 아버지가 가르쳐준 대로 임금님께 고하였다. 그리하여 임금은 신에게 모두 대답할 수가 있었다. 그 대답은 신을 기쁘게 하였고, 또 재난을 면한 왕도 기쁘기 그지 없었다. 왕은 대신에게 후한 상과 더 큰 벼슬을 내렸으며, 이 지혜가 굴속에 숨겨 둔 대신의 늙은 아버지에게서 나온 것을 알고는, 이후부터 노인을 버리는 법류을 폐지하고 늙은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도록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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