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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의 고민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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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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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선교지에서 한 해 한 해를 지낼 때마다 뒤를 돌아보면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사역을 할 때마다 이런 저런 고민이 많지만 그러나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그런 고민들이 선교사로서의 나를 지키는 일종의 방충망 역할을 하는 기재이기도 하다. 고민하지 않으면 실수가 되고 그것이 도를 넘으면 방종과 위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고민들을 좀 드러내 보고 싶다. 우선 선교사의 경제적인 활동에 대해 몇 마디 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인들이 기대(?)하는 선교사의 생활수준은 피선교지의 사람들과 같아야 한다고 믿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 뿐 아니라 대부분의 선교사의 실제 생활수준은 일반적으로는 적어도 피선교지의 중류 이상이다. 후원금은 생활비와 사역비를 포함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례비보다 좀 더 많아 보일 수도 있다. 이것으로 선교지에서 집세를 포함한 자녀 학비와 자동차 유지비와 신학교 사역, 쑥까셈교회, 도이따우 교회, 나폰 교회 및 세 명의 신학생들을 돕는 것은 정말 기적이다.
필자의 생활이 넘치게 살아본 적도 없지만 궁핍한 적도 없다. 사역을 생각하면 늘 부족한 정도이지만 이곳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조금 더 여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그 정도가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적당한 수준이다. 선교사가 피선교지의 사람들이 볼 때 허영스러워 보이는 것도 문제이고 그들보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것 역시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옷 하나, 생활용품 하나 살 때도 늘 고민하게 된다. 백화점 같은 데서 옷을 사 입은 적도 없지만, 맞지도 않는 싸구려를 사 입을 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의 체형이 한국 사람과 달라서 모양이 그럴 듯해도 몸에 맞질 않고 불편하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한국을 방문할 때 시장이나 거리에서 파는 옷들을 사거나 세일하는 옷들을 사 가지고 온다. 그 옷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제법 고급 옷들이다 보니 선교사가 부티를 내는 것 같아 고민이 된다.
차를 살 때는 고민이 더하다. 이곳은 차 값이 한국보다 두 배니 새 차를 사기가 쉽질 않다. 허리가 자주 아파서 지난 번 중고디젤차를 탈 때 고생을 좀 했기에 이번에 차를 살 때는 진동이 덜한 휘발유차를 사야겠다고 작정하였다. 안식년에서 돌아올 때, 파송교회와 몇몇 후원교회에서 후원해 준 것과 모아 둔 자녀 학비 등을 보태서 4년 된 중고차를 샀다. 차종을 고를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부티가 나서도 안 되겠고, 너무 낡은 차도 그렇다. 좀 더 실용적인 차를 찾다가 중고차를 좀 더 싸게 파는 방콕까지 내려가서 2천CC 차를 사왔다. 그런데 배기가스에서 냄새도 나고, 연료비가 많이 들어서 좀 더 연료비를 적게 쓰려고 LNG 개스를 장착했더니 가끔씩 시동이 잘 안 걸리기도 하고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도 겉은 멀쩡하니 어쩌다 방문하는 손님들이 보고 선교사가 고급 차를 탄다고 할까봐 눈치가 뵌다.
이렇게 고민하는 것도 필자의 체질인 것 같다. 별별 걸 다 신경을 쓰면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한편으로는 사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고, 사람이 너무 자질구레하게 신경쓰다보면 큰일을 못 할텐데 하고, 그것도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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