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쏭끄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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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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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올해도 어김없이 여기저기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귀를 시끄럽게 한다. 아니 어쩌면 그 소리를 소음으로 느끼는 것은 필자를 위시한 몇몇 사람의 생각일지 모르겠다. 태국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그 소리는 축하의 소리, 축복의 기쁨과 즐거움의 소리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지금 만 한 살 반짜리 손녀 예지에게는 그 소리는 위협의 소리 두려움의 소리이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를 듣고 아내는 예지를 안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 폭죽이 터져서 아름답게 빛을 발하며 퍼지는 불꽃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밖으로 나간 예지는 그만 폭죽 터지는 소리에 놀라 울기 시작했고 아내는 예지를 달래려고 노력했지만 예지는 점점 더 크게 울 뿐 그것이 즐겁고 재미있는 것임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필자는 모임이 있어 나갔다가 모임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전처럼 늘 다니던 길로 집으로 돌아오려 하였다. 그런데 필자가 늘 다니던 그 길, 10분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던 그 길이 쏭끄란 축제를 즐기러 나오는 사람들로 인해 완전히 막혀 버렸다. 필자가 짜증스럽고 따분한 얼굴을 하고 있는 차 창 바로 밖에는 쌍쌍이 혹은 삼삼오오로 짝을 지어 폭죽과 끄라통(바바나 나무 둥치를 잘라 손바닥 만하게 예쁘게 장식해서 만든 배)을 손에 들고 그것을 물에 띄워보내며 소원을 빌러 강으로 내려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서로 부비적거리며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 가운데서도 행복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또 한 쪽에는 콤-로이(질긴 창호지나 흰 천으로 만든 둥근 원통형의 기구. 아래쪽에 양초덩어리를 달아 불을 붙여놓으면 기구 안으로 뜨거운 공기가 들어가서 하늘로 날아올라감)를 바라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수 백의 콤-로이가 하늘로 오르며 새로운 별들이 빠알간 불빛을 내며 밤하늘을 수놓고 있지만 겨우 20분도 안되어 불 꺼진 콤-로이가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떨어져 내려올 생각을 하면 별로 즐기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 역시 필자와 같은 몇 사람의 생각일 뿐이겠지만...
그러면서 생각을 조금 바꿔보니 누구에게는 복음의 소리가 누구에게는 귀찮고 지겨운 소리로 들리는구나. 그런데 그 시간에 내가 폭죽놀이를 하려고 그 중에 섞여있었다면 필자 역시도 폭죽소리가 시끄러운 소리가 아닌 즐겁게 흥을 돋우는 소리로 여기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니 교회 옆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더 들었다. 아직은 우리가 저들을 전도하질 못해서 교회 바로 앞에 사는 두 집은 우리 쑥까셈교회가 있기 이전부터 살던 분들인데, 교회가 세워지고 주일과 수요일, 목요일에 찬양 연습 및 찬양예배를 드린다고 전자악기와 드럼을 쳐대니 저들은 얼마나 짜증스러울까. 물론 그 때문에 한 두 번 경찰에 고소 한 적이 있지만 그런 일은 지난 9년 동안 겨우 두, 세 번 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참 착하고 인내심이 많은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저런 사람들이 아직 예수님을 몰라 지옥으로 가야 하다니...
쏭끄란 절기에 또 한 번 하나님의 뜻을 되새겨보고 많은 생각들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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