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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 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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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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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사역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팀을 맞추어 사역하다보면 사역하기 가장 힘든 사람이 고집이 강한 사람이다. 사람마다 성격도 다르고 일하는 방식도 다르니 한 가지 방향으로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는 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대화가 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과는 대화하기가 힘이 들고 또 어떤 사람과는 아예 대화가 안 되는 사람도 있다.
태국인들과 사역을 하면서 특히 그런 사람들이 참 많아서 사역에 힘이 들 때가 많다. 태국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태국인들이 고집이 세다. 어떤 사람은 거의 강짜에 가깝다. 고집 부리다가 손해를 보더라도 끝까지 간다. 옳은 지 그른 지 한번쯤 생각해 볼 수도 있으련만 아예 생각해볼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참 미련해 보이고 이해가 안될 때가 많다. 일반적인 예가 ‘끄랭짜이’이다. ‘끄랭짜이’는 한국말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는 말이지만 대충 ‘겸연쩍거나 미안해서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때 쓰는 표현’이다. 예를 들면, ‘밥 먹었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먹었다’고 한다. 몇 번을 물어도 ‘진짜 먹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결국 못 먹고 만다. 혹은 몇 번 물으면 그래도 아주 친한 경우에 하는 말이 ‘끄랭짜이해서...’ 하는 말이다. 그 말은 ‘먹었지만 미안해서 말 못하겠다’는 뜻이다.
필자가 양딸로 삼은 ‘팻’이나 ‘웬’의 경우는 다른 사람보다 더 고집이 심한 편이다. 한 번 고집부리기 시작하면 어린아이들이 매를 맞으면서도 고집을 부리는 것처럼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 ‘팻’은 결국 그 고집으로 인해 주님을 떠나 방황하고 있다.
몇 달 전 ‘팻’에게 설교를 시킨 적이 있다. 신대원에서 일 년을 공부했으니 설교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한 달이 넘게 준비를 해서 설교를 하긴 했지만 단상에 올라가 너무 떨어서 준비한 대로 제대로 설교를 하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난 다음부터 갑자기 자신감을 잃어버리고는 사역에 힘을 내지 못하고 일하는 시간에도 자기 방에 들어가 있기 일쑤여서 필자가 사무실에 내려와 있으라고 잔소리를 한 적이 있다. 감정이 상하면 그냥 쭈그리고 앉아서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자기 방으로 올라가 나오지 않는 때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가 ‘웬’과 작은 말다툼이 생겼는데 결국은 사역자가 되는 것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기숙사를 나가고 결국은 교회를 등지고야 말았다. 필자가 찾아가 용기도 주고 교회에 꼭 출석하라고 권면하고 자기도 그러겠다고 했지만 결국 몇 달 째 교회에 출석을 하지 않고 있다.
고집 부리는 일이라면 ‘웬’은 한 수 더 가는 아이다. 오죽하면 중학교 1학년 때 체육 선생님이 시키는 것을 하지 않아서 중학교 졸업장을 따지도 못한 적이 있었다. 몇 년 후에 결국 그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다 해내고야 졸업장을 딸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웬’은 필자와의 고집 싸움에서 물러서기를 배워가고 있다. 자기의 고집을 버리기가 쉽진 않지만 필자에게 순종하려고 애쓰고 있다. 아직은 완전하다 할 수 없지만 예전의 ‘웬’에 비해서는 참 많이 변했다. 그럴수록 필자의 사역은 수월해지고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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