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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일등이면 다 좋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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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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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0.>


경쟁하는 사회에서 일등은 누구나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일등을 선호하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있는 듯하다. 누구나 일등을 하기를 원하고, 일등한 사람을 부러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어떻게 해서든지 일등을 목표로 전심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쉽게 본다. 무엇이든지 일등을 하겠다는 생각을 저마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 결과 무엇이든 일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뉴스시간이면 “세계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전해지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그러한 뉴스가 전해지면 당사자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엊그제 또 세계에서 일등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도 메이저 신문 1면에 톱기사로 실렸다. 안 볼래야 안 볼 수 없는 1면 상단에 큼지막하게 활자화된 제목은 사람들의 이목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내용인 즉 영국의 국제주류시장연구소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일등에 관한 소식이다. 국제주류시장에서 거래된 실적에 대한 통계자료를 인용하여 지난 해 세계에서 고급위스키를 제일 많이 수입하여 소비한 나라에 대한 통계에서 한국이 당당히 일등을 차지했다는 것이었다.
즉 2011년 우리나라는 17년 이상 숙성된 고급 위스키를 698,000상자(9L 기준)를 수입해서 전세계에서 일등을 했다고 한다. 2등은 미국(478,000상자), 3등 중국(234,000상자)이 차지했다. 4등 대만, 5등 일본, 6등 프랑스라고 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인구가 미국의 1/6, 중국의 1/26이라는데 있다. 인구비례로 따진다면 5등을 차지한 일본에 비해서도 약 1/3밖에 되지 않는데 술 소비는 반대로 일등을 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이 마셔야 가능한 일인가?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의 술 소비를 이길 수 없어서 우리나라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었단 말인가? 어떻게 질문을 해도 현답을 찾기가 어렵다.
단지 일등을 좋아해서 차지한 것인가? 그러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일등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일등을 한국에 양보한 것인가? 그들은 일등에 대한 특별한 메리트를 특별히 못 느껴서 일등을 멀리한 것일까? 아무리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러한 질문 자체가 우문이라는 것은 알 것이다. 일등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신문은 특별한 코멘트가 없이 사실 보도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이 기사를 1면 톱기사로 다루었다.
일등에 대한 한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무엇이든지 일등이 좋다는 강박관념에서일까? 그도 아니면 아무런 생각 없이 현실에 만족하려는 열심과 순수함이 자신들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얼떨결에 일등을 한 것일까? 어떤 질문에도 대답이 궁하기에 기뻐할 수 있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소비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 국민이 무엇을 갈구하고 있는지, 무엇을 기뻐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자료이기 때문에 안타까울 뿐이다. 적당한 것의 기준이 절대적일 수 없기에 일방적인 주장도 어렵다. 하지만 14년 전 IMF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을 때 회자되었던 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말이다. 당시 한국이 IMF의 구제금융을 신청해야했을 때 세계인들은 한국을 바라보면서 이 말을 했었다.
한데 이번에는 샴페인을 일찍 터트린 것이 문제가 아니다. 위스키로 나라를 팔아먹는 것은 아닐지. 이렇게 걱정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나가 고급 위스키 소비에 있어서 일등을 차지한 것이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는 지난해만 일등을 차지한 것이 아니라 2001년부터 11년째 일등을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있다. IMF 구제금융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는 때부터 지금까지 한 해도 일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내용을 결코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굳이 마셔서 없애는 일에까지 일등을 해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건강에 나쁘고 경제적으로 허비(낭비)하는 것을 굳이 마셔서 없애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행여 나는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애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면 착각이다. 누구도 예외 없이 이 나라의 구성원이고, 술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 사회가 안게 되는 부담은 국민 모두의 몫으로 남겨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은 애주가들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술 소비에 대한 국민적 분위기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의 음주문화에 대해서 서양 사람들은 매우 걱정스럽게 생각한다. 술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원수처럼 생각하여 마셔서 없애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필사적으로 마시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등이 좋다고 해도 하지 않아도 되는 일등까지 하려는가. 이제는 일등에 목을 매는 수준은 넘어야 하지 않을까. 좋은 일, 아름다운 일, 섬기고 나누는 일에 일등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자기 욕구를 채우는데 일등 한 것을 자랑하고 있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아무리 소비가 미덕이라고 하더라도 술 소비에 일등은 하지 않아도 좋은 것이련만 이마저 집착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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