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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통하는 이야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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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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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산족 사람들이 다 가정교육이 잘못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예절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버릇이 굳어져 있어서 때로는 그런 부분들도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전에 있던 ‘제미’ 전도사의 경우, 나이로 치면 필자의 큰아들보다 세 살이 많은 정도이다. 신학 학사과정을 갓 졸업하고 24살에 쑥까셈교회에 처음 부임해 왔으니 필자가 보기엔 어린아이와 같다. 그런데도 필자에게 덤벼들다가 혼나기도 여러 번 혼나고, 필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뛰쳐나가서 저녁 늦게야 교회로 들어온 적도 많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어른을 어려워하고 순종하게 되기까지 거의 8년이 걸렸다.
그 제미 전도사가 쑥까셈교회에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에 아직도 어린 전도사를 훈련도 시키면서 정말 제자요 친아들처럼 잘해주려고 노력하며 식사도 같이하고 마주 앉아 이야기도 자주 하곤 했었다. 그리곤 어느 날 식사를 하고 난 후 제미 전도사는 무슨 일인지 흥이 나서 떠들면서 갑자기 옆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던 필자의 아내의 넓적다리를 철썩하고 때리면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내의 표정을 보고 놀라면서 “왜 그러세요?” 하고 물었다. 아내는 화가 나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화난 표정으로 제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디 여자 다리를 때리고 그래요?” 아내가 화난 표정으로 말하자,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하고는 얼른 “미안합니다.” “몰랐습니다.” 하고는 사과하였다.
이런 경우들은 제미 전도사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다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청년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대드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 ‘파이’라는 여자 아이도 필자가 때리는 시늉을 했다고 자기도 얼른 손을 들어 필자를 때리려 하고, 그 애가 하는 짓이 미워서 필자가 머리를 콕 쥐어박았더니, 자기는 힘껏 필자를 때리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너무 어이가 없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 집에 같이 머물고 있는 아이만 해도, 필자 부부가 집으로 들어가도 자기는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문 한번 열어보지 않는다. 필자가 문을 노크하고 들어가 왔다고 인사해야 앉아서 고개만 쳐들고 인사를 받곤 한다. 한 번은 필자가 그렇게 하는 것은 어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쳐 준 적이 있지만 쉽게 바꿔지지가 않는 모양이다. 며칠 후에 필자가 또 한 번 말한 적이 있지만 여전히 그 아이 방문은 굳게 닫혀 있다.
필자는 고민한다. 과연 이런 예절 교육이 복음을 전하는 일과 얼마만큼 관계가 있는 일일까? 꼭 필요한 일일까? 아니면 저들의 수준을 그냥 인정하고 그저 말씀만 가르쳐야 하는가? 어른 앞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 일이 저들의 문화 속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잘하는 걸까? 그것을 복음의 본질과 연결시켜야 하는 걸까? 많은 고민 속에서 필자는 오늘도 딱히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그저 힘들게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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