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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통하는 이야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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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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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태국에서 신분은 아주 중요하다. 같은 시민권자라도 ‘콘-타이’(태국인=시내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자란 사람이란 의미가 들어있는 말)와 ‘콘-촌나봇’(시골사람=태국인이지만 시골에서 자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과 ‘차우-카우’(산족=근접한 이웃나라나 중국 등에서 몰래 넘어 들어와 산에서 사는 사람. 개중에 전에 왕의 특혜로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들도 있고 아직 시민권이 없는 사람도 있다. 시민권이 없으면 시내로 내려올 수가 없다.)로 구별된다.
‘콘-타이’는 자긍심이 강하다. 저들은 그야말로 타이(자유)사람이다. 그들은 시골사람들을 약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산족은 말할 것도 없다. ‘콘-촌나봇’은 자신들이 태국인임에 여전히 자긍심이 있다. 자기들도 콘-타이라고 말하며 그들 역시 산족을 업신여기는 경향이 있다. ‘산족’들은 시민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완전한 태국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콘-타이들 앞에서 기가 죽는다. 배울 것 다 배우고 대학을 나와서도 여전히 산족이라는 약점을 털어버리지 못하고 산다.
우리 쑥까셈 교회와 기숙사에는 콘-타이와 콘-촌나봇은 몇 명 안 되고 주로 차우-카우 즉, 산족들이다. 산족들이 무시당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잘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산에서 교육을 받다보니 학교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가정교육도 잘 안되어 있다. 예절이나 매너를 잘 모른다. 그중에 ‘F’라는 대학 2학년짜리 여학생의 일담을 예로 소개할까 한다.
‘F’는 기숙사 내에서 부엌 당번을 맡았는데, 일은 잘하면서도 뒷정리가 깨끗하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F’에게 아무도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F’에게 잔소리를 했다가는 되돌아올 화가 두렵기 때문이다. 여기숙사 사감 역할을 맡고 있는 기가 센 ‘웬’도 부엌 정리가 덜 되었으면 차라리 자기가 정리를 하고 마는 편이다.
한 번은 ‘F’가 필자의 말에 말대꾸를 하기에 때리는 시늉을 했더니 맞기도 전에 소리를 지르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자기도 필자를 때리겠다고 덤벼드는 것을 필자가 막고 그 아이 손목을 잡고 어깨를 ‘탁’ 때렸다. 보고 있던 다른 여학생들은 고소하다는 듯이 웃으며 쳐다본다. 그리고 필자가 더 때리려는 시늉을 했더니 필자의 손을 뿌리치고는 일층에 내려가 자기보다 한참 선배오빠인 필자의 아들 용진이의 등을 힘껏 때리는 것이었다. 용진이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등을 세게 맞고 나니 어안이 벙벙하다가 사정을 알고는 쫓아가 때리려는 시늉을 한다. ‘F’가 역시 맞기도 전에 소리를 지르면서 엄살을 부리니 용진이가 흉내만 내고 말았다. 한참 지나 서로 앉아 있다가 ‘F’가 갑자기 필자의 넓적다리를 힘껏 때리면서 아까 자기를 때린 분풀이를 한다. 필자가 버릇을 고치려고 ‘F’의 팔을 잡아 어깨죽지를 아플 만큼 때렸다. 다시 덤비려고 하면 또 때리고 했더니 나중에는 소리도 줄어들고 포기하고 만다. 옆의 학생들은 어쩌나 보려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
나중에 필자 혼자 생각하니 참 어이없는 짓이었다고 생각이 들어 혼자 씁쓸히 웃고 말았다. 어쨌든 그 일 이후 ‘F’의 행동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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