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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통하는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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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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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우 선교사

주일 저녁이 되면 필자의 집은 항상 분주해 진다. 대부분의 일은 아내의 몫이지만 필자도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서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유는 저녁 6시부터 필자의 집에서 가족을 가진 성도들의 셀 모임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를 시작할 때 대학생들과 시작하다 보니 지금도 대다수가 청년들로 이루어져 있기에 어른들에 맞는 행사나 모임이 없다가 5개월 전에 가족을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는데 태국 사람들이 자기 집을 잘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마땅히 모일 다른 집이 없어서 필자의 집에서 계속 모임을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음식 준비를 아내가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아내가 음식을 만들어 저녁식사를 대접하게 되었다. 한 달 쯤 지난 후 교인들 중에서 아내 혼자 음식 준비하는 것이 미안해서 의견을 내어 두 가정에서 음식을 조금씩 준비해 와서 아내의 부담을 덜게 했다.
가족셀 모임에 모이는 사람들이 적을 때는 8명에서 많게는 20명(자녀들 포함)이 모이니 식탁이 하나로 모자라서 두 식탁으로 나누어 식사를 하는데 그래도 다른데서 먹을 때보다는 여유 있고 맛있는 식사여서 모두가 흡족해 하고 참가하는 교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앉은 식탁에는 주로 여성도 한 명과 그의 두 자녀와 웬과 또 한 두 사람이 앉곤 하는데 필자가 써빙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물고기 요리가 있을 때(그런데 태국인들이 물고기 요리를 좋아해서 거의 날마다 물고기 요리가 있다. 보통은 통째로 요리를 하는데 주로 튀김요리이다) 수저로 떼어내기가 힘드니 눈치를 보고 그 좋아하는 물고기 요리에 아예 손을 대지 않는다. 누구하나 선뜻 일어나서 고기의 살점을 발라놓은 일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가 숫갈과 포크 등을 사용해서 물고기를 발라놓으면 그제야 떼어놓은 조각들을 가져다가 먹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이제는 아예 필자의 고정 사역이 되어 버렸다.
필자의 앞에 항상 앉는 여신자는 필자가 살점을 뜯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가 뜯어진 고기 조각을 얼른 가져가 먹는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고등학생 자녀들도 그냥 앉아 있다가 필자가 다 발라놓으면 그 때 한 점씩 가져다 먹는다. 웬도 마찬가지...
그 사람들을 섬기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섬긴다고 해서 섭섭하지도 않다. 그저 필자가 할 수 있으면 하면 되는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섬김이란 것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나이 많은 목사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을 보고도 미안해하거나, 자기들도 같이 한다거나 혹은 한국 교인들처럼 “아유~, 이런 일을 목사님이 하십니까? 제가 할께요.” 하면서 선뜻 나서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자기보다 훨씬 많은 담임목사가 힘든 일을 해도 그들은 쳐다보고 자기를 시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필자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이 자기들도 섬김을 배웠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는 대놓고라도 가르쳐야겠다. 섬기는 일을 하지 않으면 교회가 어찌 건강해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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