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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통하는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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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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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독교는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선교사들의 지도 아래 나름대로 건강한 기독교로 뿌리내리며 성장하였다. 주일성수는 물론 주초 문제라든가 기도회, 부흥회 등의 각종 집회 참석 및 십일조와 감사 및 특별 헌금의 수행 등이 신앙생활의 중요한 한 척도로 자리를 잡았고, 금전문제라든가 혼외 성관계 등의 문제를 아주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태국에서는 어떤가?
전에 있던 전도사가 나가고 새로운 사역자들은 아직 목회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 최근에 필자는 교역들을 데리고 성도들을 심방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에 알지 못했던 성도들의 비밀스런 고백들을 많이 듣게 되는데 이런 일들로 인해 필자는 목사로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 중에 ‘S’라는 한 교인의 이야기를 잠시 들려드릴까 한다.
최근에 필자가 새롭게 시도한 것이 야간심방이다. 낮에는 모두들 학교나 직장에 가니 아예 심방할 수도 없었다. 신앙훈련이 제대로 안된 태국신자들이 이 교회 저 교회 떠돌기만 하고 교회에 정착을 안 하니 교회가 성장은 고사하고 점점 더 약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전엔 필자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으나, 심방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아서 시간이 되는 데까지 심방하기로 하다 보니 때로는 두 팀으로 나뉘어 밤 10시에 심방을 하는 일도 있었다.
다행히 교인들은 교역자들이 늦게까지 심방하는 것을 받아들였다. 이것은 태국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태국 교역자들은 성도들을 심방하는 일을 하지 않은 이유는 태국인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기 방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태국인들이 어찌 함부로 심방을 계획하겠는가? 혹시 심방을 하더라도 놀러가듯이 가서 한가로이 세상이야기만 하다가 오는 것이 고작이었다. 심방을 아무리 훈련시켜도 전에 있던 교역자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였었다.
심방을 시작하면서 그 첫 대상 중에, 우리 쑥까셈 교회에 나온 지 몇 개월이 지난 한 부부를 심방하게 되었다. 이 부부는 나름 열심히 교회에 출석하였고 신앙의 기본이 있어 보였다. 이 부부는 ‘몽’족이었는데, 남편은 어느 동네의 경비를 보고 있었고, 아내는 수를 놓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어서 전화를 걸어 골목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를 한참이나 기다리게 하다가 전화연락을 받고 나왔다. 그래도 별로 미안한 기색이 없다. 여기선 그럴 수 있다. 태국인들은 그 정도 늦는 것이나 자기가 설명을 잘 못해서 길을 헤매는 정도는 그냥 아무 것도 아니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을 잘 안하니까...
밤 8시쯤 되어 그 집에 들어서자마자 정전이 되었다. 그래서 초를 켜고 마주 앉았다. 집은 대여섯 칸이 죽 붙어있는 스레트지붕으로 된 단층원룸으로 한달 월세가 1,500바트(약 6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들을 맞아들이는 두 부부의 표정이 아주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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