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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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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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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선교사 은퇴 후에 한국에 돌아가서 작은 교회 목회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의 시작은 훈련시키는 태국 사역자나 교인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이었다.
물론 학생들의 성장은 가르치는 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같은 것을 가지고 더 많은 공을 들이는데도 얻어지는 것은 적으니 일하는 사람은 힘이 들고 지치게 된다. 정말 오래 참음이 요구된다. 매 번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고, 힘들여 훈련시켜서 어느 정도 성장한 듯이 하지만 안심할 수가 없다. 환경만 바뀌면 언제든지 믿음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목회자들도 돈 문제, 이성 문제로 자주 넘어지고, 수시로 교회를 바꾸고 때로는 목회를 버리고 떠나는 판에 일반 교인들은 어떻겠는가.
‘왜 태국인들은 잘 성장하지 않는 것일까?’고 늘 고민하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짜고 노력해 보지만 결과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늘 적게 나타난다. 이에 대해 필자가 얻은 결론 중의 하나는 이들의 안목이 우리 수준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즉 기준이 낮기 때문이다. 기준이 낮으니 조금만 잘해도 우쭐하고 칭찬 듣고 싶어 한다. 그런데 필자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칯찬은커녕 항상 가르치려 하니 저들도 힘들 것 같다.
수준이 낮으면 나타나는 또 다른 현상은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태국인의 이러한 태도는 필자를 정말 낙심하게 만든다. 필자의 습관은 잘 안되면 배우고 훈련받고 싶어 하고 잘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데, 저들은 처음에는 다 될 것처럼 대들다가 자기가 감당하기 힘들면 못하겠다는 말도 없이 슬쩍 일을 놓아버리고 보고도 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는 아무 결과 없이 끝나버리는 일도 종종 있게 된다.
또는 하긴 하는데, 자기 생각대로 일을 처리해 버리기 때문에 일을 다 마쳐 놓았지만 별로 쓸 만하게 일을 완성시켜 놓지 않고 끝내는 것이다. 일을 끝냈다고 보고하는 일도 별로 없다. 필자가 꼭 물어야 결과를 보고한다. 보고하라고 늘 강조하지만 끝내놓고 일을 보고하는 것이 태국인들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여긴다. 그래서 일을 하는 동안 도와 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필자는 물론 기숙사에 동생들이 많이 있어도 불러내서 일을 같이 하자는 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냥 혼자서 일을 붙들고 있다가 힘들면 안 된다고 하거나 적당히 해 놓고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필자가 하는 선교 일이란 바로 이런 태국인들의 생각과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그렇기에 정말 피곤한 일이다.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기에 그렇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훈련도 물론이지만 때로는 자질구레한 매너도 가르쳐야 한다. 방법은 오직 한 가지이다. 같이 있으면서 삶으로 가르치고 보여주는 것이다. 반복해서... 예수님도 그렇게 일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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