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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짓기와 어리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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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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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이것은 인간의 특성을 통해서 이해하려는 시도이며 그 해석이다.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자아를 확인할 수 있어야만 존재감과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존재하기 위한 방법과 수단을 찾으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생각하고, 유리한 방법을 채택하게 된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행동을 필연적으로 동반하게 된다.
그러한 행동을 낳게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부류(部類)라고 하는 의식과 코드의 일치이다. 때문에 인간은 한 사람 이상이 모이면 부류를 형성하려고 한다. 굳이 다른 말로 한다면 “무리 짓기” 혹은 “코드의 확인”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같은 부류를 형성함으로써 서로가 자신의 존재의식과 목적에 이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이 자신의 존재를 위한 순수한 것이지만 ‘너’와의 관계에서 생각한다면 같은 “부류”에 동참하지 않거나 못하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소외시키는 것이기에 아프고 나쁜 것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인의 의식에는 매우 본능적으로 부류형성에 대한 적극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 동향, 동창, 친목, 종친, 직장, 개인이나 사회단체의 회원, 산악회, 하다못해 계모임을 통해서 각각 하나의 부류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어떤 사람의 경우는 정말 많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 동참하는 것으로 자기 정체성 내지는 소속감을 확인함으로써 자긍심을 가지기도 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동류(同類) 혹은 같은 코드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함으로써 그 안에서 안주하고 위로를 닫는다. 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나 성취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즉 그렇게 부류를 형성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과 사회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와 함께 같은 부류에 속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고, 그 다음엔 차별하며 적대시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서 불의한 것 까지도 같은 부류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여기거나 유리하게 돕는다면 사회적 공의가 무너지게 되는 문제를 동반한다. 또한 그로 인해서 나타나게 되는 사회악이 심각한 문제를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부류의식으로 인해서 본능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부류에 속하거나 자신이 속한 부류에 속하지 않은 상대를 부정하려고 하고 나아가 적대시함으로써 악한 인간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로 인해서 경험하게 되는 것은 사회적 국가적으로는 국제 그룹(예를 들어 OECD, ASSEM, NATO 등)에 속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형성하며 그룹을 형성한 국가들은 이익과 군사력에 있어서 생존을 위해서 협력관계를 확보하게 된다. 그런가하면 경제이익을 위한 블록들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FTA도 그러한 하나의 예이다. 해서 그룹에 속한 나라들끼리는 이익을 함께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에게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게 하는 것들이다.
물론 자유경쟁이라고 하는 자본주의의 경쟁원리를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블록화 할 때 약한 국가는 점점 더 힘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소위 선진국들이 이들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자국의 수준에서 약소국가들을 대한다거나 오히려 그들을 자국이나 같은 불록에 속한 나라들의 이익만을 위해서 상대한다면 심각한 국제문제로 발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이라는 그룹에 속한 사람과 가족이 아닌 사람의 관계, 교회에 속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계, 작은 교회에 속한 사람과 큰 교회에 속한 사람의 관계를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분명히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인간은 부류를 형성함으로 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부류든 형성하지 말아야 하는가. 그러한 세상일 수 있다면 이상적 일지 모른다. 그러나 아담 이후에 인간은 본성적으로 부류를 형성함으로 살고 있다. 부류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상대적으로 그것을 통해서 악을 행하는, 즉 부류에 속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대시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없어야 하며, 그것이 얼마나 큰 악이고 죄인지에 대해서 분명한 의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러한 현실에서 살고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나아가 복음을 소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나누고자 하는 교회라고 하면 스스로 형성하고 있는 부류에 속한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되 자기중심으로 보려고 하지 말고 ‘그들’을 중심으로 보아줄 수 있는 여유정도는 가지도록 준비해야 복음을 전하는데 있어서도 유리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 개인의 삶과 인격에 있어서도 더 풍요롭고 더 큰 사람의 모습으로 세상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나 교회가 이러한 준비를 하지 않거나 외면한다면 끼리끼리의 함정에서 자족하는 수준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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