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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북송문제 남의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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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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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를 지나면서 탈북자 문제는 새로운 뉴스가 되지 않을 만큼 흔한 일이 되었다. 그보다 앞선 1980년대의 탈북자와 관련한 사건은 빅뉴스가 되었다. 국제적으로도 많은 이목을 끌 만큼 특별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1990년에 들어와서 중국과 국교가 체결됨으로 중국을 통한 한국으로의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또한 1990년대 중반기에 절대빈곤의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탈북하는 사람들이 남한으로 오게 되는 수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1990년대 이후에 여러 경로로 탈북해서 남한에 자리를 잡은 새터민이 이미 수 만 명에 이른다.
한데 최근에 탈북자 문제가 다시 부각되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자유를 찾아서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의 주민들을 중국이 탈북자로 보지 않고 월경(越境)한, 밀입국자라는 명분으로 북한으로 다시 강제송환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중국은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고, 또한 북한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 두기를 원하기 때문에 탈북자 문제를 결코 용납하지 않으려하고 있으며, 탈북자라는 개념조차 사용하기를 거부하면서 실제로 밀입국자로 간주해서 강제송환이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단체나 국민,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강제송환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남한의 분위기다. 의외로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무관심 때문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시큰둥한 분위기니 말이다. 극히 일부 정치인이나, 연예인, 그리고 몇몇 시민단체들이 반응을 보일 뿐 국민적 관심이나 입장 표명이 없는 것은 왜일까?
탈북자 문제는 정당이나 종교적 입장까지도 넘어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문제이고, 우리가 풀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우리의 책임이다. 물론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주변의 열강들의 입장에 따라서 각각 다른 목적과 방법을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스스로가 그들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독자적으로 풀어갈 수 없다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탈북자 문제를 남의 일처럼 여기는 것 아닌지 하는 생각 때문에 아프다. 비록 마음만 있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니 관심을 가진다고 달라질 것도 없지 않은가 하는 현실도 모르는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어떻게 북한의 동포들이 처해있는 현실을 모르는 척할 수 있겠는가. 한 국회의원이 이에 대한 관심과 중국정부의 송환을 저지하기 위한 단식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하지만 그 파장이 왠지 작게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정당들이나 NGO단체들이 정략이나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서 이용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 만에 하나 이것을 자신들의 필요나 목적을 위해서 유리하게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결코 탈북자들을 위한 것도 아니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탈북자 문제를 이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일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반민족적 반인륜적인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 이념적, 이해관계를 전제로 대처할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가장 근본적인 입장인 인간, 자유, 평등, 사랑이라고 하는 인권의 기본을 전제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것이라는 생각 이전에 생명을 걸고 탈북한 그들의 현실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는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중국도 이에 대해서 자국의 이익만을 위해서 대처한다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도리와 본분은 저버리는 것이고,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미숙한 국가적 이미지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자국의 이익에 매여서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가치를 저버리는 어리석음을 선택하지 말고 스스로 가입한 <국가난민협약>이나 <고문방지조약>과 같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무엇보다 존중해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가 존중해야 하는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이러한 협약들은 액세서리가 아니어야 한다. 국제사회가 서로가 약속한 것으로서 인간의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기 때문에 이것은 어떤 경우라도 지켜져야 한다.
한국교회도 이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인 인식과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제적 관계에서 세계의 교회들이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한다든지, 우리의 한계가 있다면 국제사회로 하여금 중국에 적극적으로 설득과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통해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한계 때문에 두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절망 가운데 절규하는 탈북자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만 하는 것이 지금 주어진 과제며 책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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