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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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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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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2일 대한민국국회는 자폭했다. 스스로 신성하다고까지 말하는 의사당 안에서 최루탄을 터트려 자폭했다. 전해지는 긴급뉴스는 갖가지 단어들을 동원해서 타전했다. 한미 FTA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충돌은 예상은 했지만 최루탄까지 동원하리라는 생각은 못했다. 그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으리라. 국민 누가 최루탄을 의사당 안에서 터트리리라고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것은 국민을 향한 폭거다. 국민은 안중에 없는 그들만의 싸움에서 밀리니까 분풀이라도 하고 싶었던 게다. 그러면서도 국민을 위한단다. 과연 국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은 하고 하는 말인지. 국민은 싸우라고 의원으로 뽑아놓은 것 아닌데 말이다. 18대 국회는 한 번도 싸움판을 벌이지 않은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싸우려고 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것 아닌지. 국회나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을 위한 협상은 없고 모두가 흑백논리와 당리당략에 따른 싸움만 하고 있다. 그러다가 자폭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그리고 하는 말이 “안중근 의사와 같은 심정으로 최루탄을 터트렸다.”고 한다. 그리고 “무력한 소수 야당으로서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이었다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무엇이 잘 못된 일인지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을 자신의 입으로 증명하는 셈이 아닌가. 최루탄을 터트린 것이 소수당의 표현방법일 수 있다면 만일 그의 손에 폭탄이 주어졌다면 그것도 정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국민은 할 말을 잃는다. 어찌 이 나라의 정치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 모양 이 꼴인가. 국민을 대변한다는 사람들이 자폭하는 일이나 하고, 그러면서도 그것이 정당한 것이었다고 하면 의사당의 폭거는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닌가. 국회는 의원자신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데 말이다.

의회민주주의란 서로 다른 입장을 조정함으로 완성되는 것인데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인정하지 않거나 조정할 수 없다면 자신만의 왕국을 차리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 서로의 다른 입장을 조정한다는 전제하에 머리를 맞대고 밤을 새우는 모습을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한데 우리 국회에서 밤을 새워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가운데 의견과 지혜를 모으고 조정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몇날 며칠을 이야기해도 좋다. 정말 국민이 안중에 있다면 국익을 위해서 끝장토론을 하면서 합의점을 도출시켜야 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아예 국회에 의원들을 의사당에 가둬놓고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나오지 못하도록 해서라도 합의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이 이렇게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한데 자신들이 할 것은 다하면서 정작 말로는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면서 조정하는 일은 뒷전이 아니었는가. 표면적으로는 간사들이나 원내대표들이 노력하는 뉴스들은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조정할 의지를 가지지 않고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이다.

정치란 협상이다. 정치란 파트너와 함께 협상을 통해서 합의점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협상을 하지 않겠다면 정치는 없는 것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협상을 하지 못하겠다면 의원을 그만두어야 마땅할 것이다.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미 의회민주주의를 포기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겠는가. 어쩌면 전제정치가 쉬운 것이 협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제정치는 한 사람의 독재 권력 아래 국민이 예속되는 것이기에 부정한 것이다.
국민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 의회민주주의의 전제이기에 의회정치를 포기하는 폭거는 국민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테러까지 가하는 의원이라면 더 이상 의원일 수 없지 않은가. 스스로 테러하는 의회에 그 자신의 위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근본적으로 잘못이다. 의사당 안에서 최루탄을 던지는 순간 그는 더 이상 의원이 아니어야 한다. 어떠한 경우가 있다 할지라도 의회 자체를 존중할 수 있어야만 의회민주주의가 지켜질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최루탄을 던진 의원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어쩌면 그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전 국민이 아는 사람이 된 격이다. 어떻게 되든 자신의 신분이 지켜지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최루탄을 던질 만큼의 용기도 전적으로 자신을 위한 것 이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일이다.

그가 최루탄을 터트린 것이 충동적으로 행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그는 계획적으로 준비한 최루탄을 가지고 들어갔다. 적어도 그러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는 것까지도 계산에 넣었기 때문에 미리 준비했던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적당한 시점에 터트렸다. 그 자체로 이미 그는 의회정치를 부정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터트린 최루탄과 함께 자폭한 셈이다.
더 이상 의회에서의 폭력은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정말 부끄러움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의정활동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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