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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붓으로 쓴 4.9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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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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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목회 하던 때의 일이다. 우연히 집사님 한분이 눈에 잘 뛰지 않고 예배 출석이 적어졌다. 나중에 알아보니 목사님에게 시험을 받았단다. 이유를 확인해 보니 예배 후 성전 입구에서 성도님들에게 “할렐루야! 반갑습니다! 승리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던 중 입 안이 말라서 잠시 침을 삼키는 동안 그 분이 성전 문을 나간 것이다. 그래서 인사말을 못하고 악수만 했는데 자기는 손만 잡아주고 목사님이 “할렐루야!”라고 인사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딜 가나 어린아이 같이 자기중심적인 성도들이 있지 않던가. 신앙 연륜이 10, 20년이 되어도... 아니 나이가 50-60이 넘어도 어린아이처럼 징징거리고 토라지는 분들이 항상 있는 것을 본다. 그래서 바울은 장성한 믿음의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지 않았던가. 한국 사람은 기분이 나쁘면 구원도 안 받는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 앞에서의 인간적인 자존심은 아무런 유익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내 세우는 자존심은 하나님으로 부터 오는 모든 축복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존심은 굽힐수록 겸손해지고 지혜롭고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예수님이 지나가시는데 가나안 여인이 소문을 듣고 예수님 앞에 나와서 “주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딸이 흉악한 귀신이 들렸나이다.” 희망을 걸고 간절히 부르짖는데 예수님은 대꾸도 안하시고 “나는 이스라엘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고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안 여인은 예수님께 넓적 절을 하면서 “주여 저를 도우소서” 라고 호소했을 때 예수님은 더 심한말로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고 대답 하신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개로 취급 한 것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여기서 자존심이 상해 박차고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여인은 더욱 겸손히 엎드려 간구한다.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하니 그때서야 예수께서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라고 말씀 하시므로 여인의 문제는 해결 되었다.

자존심 한번 죽이기를 얼마나 잘했던가. 그것이 어찌 내 마음대로 된단 말인가. 말씀과 함께 살아 갈 때만이.... 경남 창원시 마산 회원구 중앙초등학교 오창성(61세)교장은 2004년 4월 11일 1754페이지에 달하는 관주성경전서를 붓으로 화선지에 한글과 한자로 옮겨 쓰기 시작해 6년 4개월만인 지난 8월 13일 필사를 마쳤다. 성경을 필사하게 된 것은 교회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서 성령의 감동을 받고 붓으로 성경을 써 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당장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매일 새벽 4시 전후에 기상해 6시까지 2시간 꼿꼿이 선 채로 고개 숙여 정성껏 성경을 화선지에 옮겨 썼다. 시작 초기부터 3년째 까지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매달린 적도 있어 목과 팔등에 디스크 증세가 오면서 하루 2시간 꼴로 필사 시간을 줄였다.

붓으로 성경을 써 내려 가는데 폭 35cm, 길이 140cm 화선지를 4천장 이상 사용했고, 붓은 110자루, 먹물은 500㎖ 짜리 10통 이상 소비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전체 필사본이 길이만 4.95km에 달한다. 종전 성경 필사본의 한국 기록은 김해시 장유면에 거주하는 이태식씨가 1077일 동안 3.89km의 화선지에 붓과 붓펜으로 필사한 것이다. 이씨는 2007년 한국 기록원으로부터 최 단기간 최장 필사 성경 기록인 증서를 받았다. 오창성 교장도 붓으로 성경을 필사하면서 종교와 학문, 예술에 한꺼번에 심취할 수 있어 좋았다며 관주성경전서 개역 개정판이 나왔으니 또 다시 필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필사를 하면 많은 은혜를 받고 말씀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 필사본은 가문의 보고로 자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뜻 깊은 신앙의 유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 (딤후3:16-17)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을 시대는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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