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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웬’ 훈련시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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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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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숙사에 필자가 시골에서부터 키워 온 ‘웬’이라는 대학교 2년짜리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필자 부부가 딸로 삼아 돌보며 키워왔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웬’을 돌보려 하였으나 그 아이는 우리가 계산한 것과는 달랐다. 우리가 사랑으로 대하고 편하게 해주자 버릇없이 굴고 화가 나면 대답도 안하곤 하였다. 그래서 야단을 치거나 좀 가르치면 금새 종이나 죄인처럼 굴어서 이 아이를 가르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웬’의 아버지는 마약 때문에 친구의 총에 맞아 죽었고, 그 후에 엄마는 재가했는데 ‘웬’은 새 아버지와 마음이 맞지 않아서 늘 다툰다는 말을 듣고 우리는 ‘웬’을 시내로 데려왔으나 사실은 많이 걱정이 되었다. ‘웬’의 기초실력이 많이 모자라서 시내에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었다.

특히 시골 중학교 때 체육 선생님 말씀에 대답을 안 하고 불순종했다고 미운털이 박혀서 체육 점수 미달로 졸업장을 받지 못하였는데, 고등학교는 보내야 하겠고 해서 우리는 ‘웬’의 졸업장 때문에 시골교회의 장로님에게 학교에 가서 여러 번 사정하게 하여 결국 ‘웬’이 숙제로 체육교과서를 요약하여 내는 것으로 체육 점수를 받고서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어쨌든 ‘웬’은 고등학교를 상업계미션스쿨에 다니게 되었고 기초가 모자란 ‘웬’을 걱정해서 아내가 수학을 가르쳤는데 ‘웬’은 수학은커녕 곱셈도 못 따라 갈 때가 있었다. 몇 번을 가르치는데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공부에 게으른 것을 보고 아내는 급기야 짜증이 나서 ‘웬’의 등을 한 차례 때렸는데 ‘웬’은 그 후로 아내를 피하고 얼굴도 마주치려 하지 않아 아내가 적잖이 실망하였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기세가 등등하여 기숙사에 있는 아이들을 울리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웬’과 다투고 기숙사에서 나가기도 하였다.

대학에 들어가자 신이 난 ‘웬’은 머리에 물을 들이고 교복치마를 짧게 해 입고 등교를 하였는데, 어느 날 필자가 그런 보습을 보고 머리와 치마를 단정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는데도 필자 눈치를 보며 도망 다니더니 한 주 만에 머리도 검은색으로 돌리고 치마도 무릎까지 길어졌기에 어쩐 일인지 물어보았다. 진상은, 학교에서 선배 하나가 신입생이 짧은 치마에 머리를 물들이고 다닌다고 혼을 내주고 다음 날까지 와서 검사 맡으라고 해서 그 날 당장 머리를 검게 물들이고 치마도 내렸다고 하였다. 필자는 피해다니더니, 학교 1년 선배는 도망다닐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어쨌든 ‘웬’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많이 변했고 지금은 기숙사에서도 잘 지내고 좋은 리더로 역할도 하여 필자를 기쁘게 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도 태국 사람들에게 어떻게 사랑을 주고 어떻게 저들을 훈련해야 하는 지, 어떻게 위계질서를 만들어가고 그것을 적당하게 지켜야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12제자들을 훈련시키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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