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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선교사는 버스로 태국교역자는 비행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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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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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국토 면적이 513,120m2로 남한의 5배나 되고 남북으로 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만일 북쪽 끝에서 남쪽 지방으로 차나 기차로 여행을 하려면 이틀을 잡아야 한다. 방콕에서 필자가 있는 치앙마이까지의 길이는 760km로 차로는 10시간, 기차로는 13시간, 비행기로는 1시간 15분이 걸리는 거리이다.

사역 초기에는 방콕에 자주 갔는데, 그럴 때는 주로 밤차를 이용한다. 저녁 6시 이후부터 밤 10시 사이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10시간을 달려 다음날 아침 일찍 방콕에 도착한다. 필요한 일을 낮 시간에 다 보고 다시 밤차로 돌아오면 몸은 고단하지만 별로 허비하는 시간 없이 주야 시간을 맞추어 일을 할 수가 있다. 버스로 가면 잠자기가 불편하므로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기차를 이용하면 좀 더 편히 자면서 내려갈 수가 있어서 필자는 주로 기차를 이용하였다.

한데 점점 나이가 들고 체력이 예전과 다르게 되면서, 방콕을 다녀오면 몸이 많이 피곤하고 피로가 오래 가므로 가끔 비행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생겼다. 하지만 비행기 삯은 기차나 버스 요금의 두 배가 넘다보니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요즘도 가능하면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거나 여럿이 갈 때는 직접 차를 몰고 방콕엘 다녀오는 편이다. 그런데 필자가 비행가를 타면서 자주 태국교역자들을 만나게 되고, 이런저런 사정을 알게 되면서 마음에 시험이 들 때가 있다.

선교사들은 조금의 비용이라도 절감하려고 차나 기차를 이용하려 하는데, 태국교역자들은 너무 쉽게 비행기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태국 교역자들이 여행하는 경비는 주로 총회나 노회 혹은 세미나를 주최하는 단체에서 출장비를 사용하므로 자기 돈을 쓰지 않고 다니니 비행기 여행이 부담이 안되고, 비행기로 출장을 다니는 것이 도리어 자랑스럽기도 하여 툭하면 비행기로 여행하는 저들을 보면서 화도 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태국 교회는 대부분 자립이 안되고 있고, 웬만한 규모의 교회에서는 교역자 사례비가 부족하여 목회자가 없거나, 목사를 두지 못하고 전도사로 사역케 하면서, 사례비가 모자라 총회와 노회의 지원을 받는 교회가 많은데, 노회나 총회 혹은 단체의 임원이 되면 회의 한다고 방콕과 치앙마이를 수시로 비행기로 여행하고 호텔에 투숙하면서 귀한 재정을 사용하고 있으니, 태국 교회 성장은 언제나 이루어지겠는가 말이다. 교역자들이 교회 목회자보다는 어떻게든 임원이 되고 기관 목회 하는 것을 더 원하니 태국교회가 염려되어 하는 말이다.

태국인이라고 비행기 타지 말란 법 없고, 회의를 위해 모일 때 출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회의도 해야 한다. 회의를 통해서 태국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할 수 있다면 선교사는 마땅히 기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저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기쁘지 않고 서글퍼 지는 것은 왜일까? 선교사들은 저들을 후원하면서 버스 타고 다니고, 저들은 받아서 비행기 타고 다니니 태국 교회의 마음가짐과 우선순위가 정리되지 않으면 선교사의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선교사도 마땅히 열심히 일해야 하지만 태국인 스스로가 자국 복음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태국교회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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