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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 수준 높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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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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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한마리가 서울을 가기위에 꿈틀꿈틀 거리고 걷고 있다 조금 가다보니 지렁이 한 마리도 서울을 간다고 그 느린 몸을 땅에 대고 기어가고 있었다. 거북이는 불쌍해서 지렁이를 등에 태웠다. 한참을 가다보니 이번에는 굼벵이 한 마리가 굼뜬 모습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도 거북이는 굼벵이를 등에 태워 주었다 그때 먼저 탄 지렁이가 굼벵이를 보고 하는 말이 “야 꽉 잡아, 무지 빨라, 날라 간다.”

참으로 웃긴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거북이가 빨라야 얼마나 빠르겠는가? 그러나 지렁이수준에서는 거북이걸음은 무지 빠르고 날라 가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기수준만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 한다. 수준이 낮으면 수준이 낮은 생각과 말을 하고 행동을 하고, 수준이 높은 사람은 높은 수준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한다.

지난달 11일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 스님이 입적을 했다. 그분은 참으로 수준 높은 인생을 사셨다. 생각도 말도 글도 행동도 수준 높은 어른이셨다. 마지막 가는 길에도 ‘무소유’의 가르침 그대로 실천하셨다.

“많은 사람 수고만 끼치는 일체 장례의식 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 승복 입은 그대로 다비하라.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고 탑도 세우지마라.”

그는 1975년 중 노릇 제대로 해보겠다며 전남 순천 송광사 뒤편에 있는 작은 암자 불일암에서 수행을 시작한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무소유’ ‘서 있는 사람들’ 등 정갈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를 담은 책들이 나왔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궁색한 빈털터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때 우리는 보다 홀가분한 삶을 이룰 수가 있다.”

무소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내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위해 써라.” 떠나시는 마지막 까지 우리에게 울리는 울림이 아주 크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법정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슬그머니 부끄러워진다. 왜 우리기독교는 이런 높은 수준의 삶을 사는 인물이 없을까? 있기는 한데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수 백억씩 들여서 건축한 교회를 헐고 교인이 늘어나서 감당치 못하기에 어쩔수 없이 다시 건축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엄청난 돈을 들여 새로 교회를 세우고 큰 교회를 목회하다 은퇴할 때는 자식에게 후임으로 물려주고 퇴직금 좀 더 받으려고 마지막 목회모습이 아름답지 못하게 마무리하는 일들이 교회마다 비일비재하다. 여기저기서 안티기독교가 득실거리고 목사와 교회의 좋지 못한 모습들이 도배되는 이 시대에 작년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이나 이번에 입적하신 법정스님 같은 수준 높은 인물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까? 물론 우리에게도 자랑스럽게 존경하는 분들이 계신다. 길선주, 손양원, 한경직 목사님 같은 분들이다. 한국 기독교가 세상을 향해 존경받는 수준 높은 기독교로 새로워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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