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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함께 하는 성경여행- 마가복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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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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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이희우 목사

예수께서 회당에 들어가실 때 거기 손 마른 사람이 있었다. 마가는 그가 한쪽 손이 말랐다고 했고, 누가는 그 손이 오른손이라 했다(6:6). 정확히 어떤 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손을 쓸 수 없는, 그것도 능력의 상징인 오른손을 쓸 수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무능한 상태였고, 그 무능은 수치스러움이 될 수도 있었다. 생각하는 사람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 한다면, 손을 쓸 줄 아는 사람은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 손을 쓸 줄 알아야 도구의 사람, 호모 파베르(homo faber)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의 숙련이 두뇌와 연관되기에 손은 2의 뇌’ ‘눈에 보이는 뇌’ ‘두뇌의 거울’ ‘마음의 대행자라고 불린다. 그래서 손을 많이 사용하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접촉할 때 가장 먼저 내미는 이 손에는 인간의 몸에 있는 뼈 종류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4개의 뼈가 있다. 그래서일까? 손은 섬세하다.

전설에 의하면 손이 말랐던 그 사람은 원래 이름난 석수(돌을 깨고 다듬는 사람) 또는 미장이(흙이나 시멘트 따위를 바르는 사람)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직업도 잃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이 된 것이다. 그날도 이용당한 걸까? 위경인 히브리복음서의 내용처럼 구걸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예수님을 넘어뜨리려고 작정했던 바리새인들이 의도적으로 예수님을 고발하기 위해 그를 불러들였을 가능성이 더 크다(2). 다만 2절의 주시하고라는 말은 옛 번역의 표현대로 엿본다’, ‘몰래 감시한다는 뜻이다. 덫을 쳐놓고 예수께서 이 손 마른 자를 치유하는지를 보고 있었고, 만일 그를 고쳐주시면 안식일법 위반으로 고발하려고 음모를 꾸민 것이다.

 

1) 바리새인들을 둘러보시고

바리새인들은 손 마른 사람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는 마음이 마른 사람들이었다. 그를 이용하여 예수님을 시험하려 할 뿐이었다. 이미 제자들의 밀 이삭을 잘라 먹은 일 때문에 부딪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예수께서 안식일은 본래 사람을 위해 있다며 시장하여 취했던 제자들의 행동을 옹호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안식일을 범하는가를 시험하고 있다.

예수님은 목적 달성을 위해 남을 수단으로 삼고, 남을 이용하는 반 인격적인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들은 손 마른 사람이 고침 받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저 예수 잡을 생각뿐, 이게 바로 마음이 돌같이 굳었다는 방증 아닐까? 자칭 의인이요 민족주의자들인 그들이 앙숙 관계인 헤롯당(로마의 앞잡이들, 권력에 눈 먼 사람들)과 결탁하여 함께 예수님을 죽이려고 의논까지 했다(6). 예수님은 그들 마음의 완악함을 탄식하고 노하셨지만(5) 사역은 계속하셨다.

 

2) 한가운데에 일어서라

예수님은 손 마른 사람을 사람들 한가운데 세우셨다(3). 아마 구석에 쭈그려 앉아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는 숨거나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라고 그를 주인공처럼 불러 세우셨다.

이 장면은 마치 이사야를 통해 바벨론 포로기의 이스라엘을 역사의 중심으로 부르시던 말씀과 같다. 오랜 세월 포로 생활을 하며 마치 손 마른 사람처럼 위축되고 무능력해졌던 이스라엘을 향하여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43:1), 포로 된 이스라엘, 변방 민족인 이스라엘을 향하여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선택하였고 너를 가장 존귀히 여긴다고 고백하신 것(43:4,7)처럼 그를 세워주신 것이다.

 

3) 정상으로 회복되게 하셨다

네 손을 내밀라(Stretch out your hand)”, 손 마른 사람들이 주저하는 일이지만 정상으로 회복시켜 주시려는 주님의 요청, 단순한 요청이 아니라 명령이었을까? 말씀에 따라 사람들 한가운데 설 때까지만 해도 많이 부끄럽고, 부담되고, 갈등이 있었어도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을까? 말씀에 순종하여 오그라들어 감추고 살던 그 손을 내미는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말랐던 손에 피가 돌고 정상으로 회복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도 손 내밀기를 원하신다. 완악함이 현대인의 심성일지라도 손 마른 사람이나 혈루증 앓던 여인(5:27-28)처럼 겸손하게 믿음으로 손을 내밀면 병 고침 받고 기적을 경험한다. 교조적인 바리새인들과 같은 마음이 마른, 사랑의 무능력자가 아니라 우리도 말씀에 따라 과감히 손을 내미는 믿음의 사람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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