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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함께 하는 성경여행 – 마가복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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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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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침례요한이 잡힌 후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되었다. 공관복음서는 모두 다 요한이 잡힌 것으로부터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되었다고 서술한다. 하나님의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겠지만 하나님은 그 때를 침례요한의 체포로 정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유대 사회의 폭력성과 절망감이 예수님을 자극하여 자기 본색을 드러내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따른다.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라는 첫 선언으로 예수께서 드디어 공생애를 시작하셨다. 이 선언을 구체적으로 보며 우리를 향한 메시지를 찾기 바란다.

1) 때가 찼고(the time is fulfilled)

여기서 ‘때’는 헬라어로 카이로스(καιρος Kairos), 시계나 달력으로 측정되는 크로노스(χρονος Chronos)가 아니라 삶이나 역사에 질적인 변화나 의미가 있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우리 인생에도 카이로스 시간들이 있다. 그 시간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때, 멈춰진 듯 우리 기억 속에 영원히 남는 시간이며, 마치 알에서 병아리가 깨어 나오듯 하나님의 시간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예수님은 바로 그 ‘때’가 찼다고 하셨다.

바울도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셨다”(갈4:4)고 했다. 온 세상이 죄악으로 물들고 짙은 사망의 그늘 속에 갇혔을 때, 강렬하고도 끊임없이 세상을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수 천 년을 기다리셨다가 마침내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다는 것이다. 이는 안에서 물이 차오르듯 생명이 차오르고 그것이 일정수준에 달할 때 넘치는 하나님의 카이로스, 우리는 언제나 그 때를 기다리며, 또 그 때에 맞게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2)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으니(the kingdom of God is at hand)

하나님 나라 또는 천국은 앞으로 다가올 그리고 현재 자라고 있는 미래적이고 현재적인 하나님의 다스림을 뜻하는 것으로 마태복음 38회(‘하나님의 나라’로 4회, ‘하늘나라’로 34회), 마가복음 14회, 누가복음 22회, 요한복음 2회(요한복음에서는 ‘영생’-36회-이란 단어로 대치됨), 사도행전 6회, 바울서신 8회, 계시록 1회 나오는 신약의 중심 테마이다.

“좋은 소식을 전하며 평화를 공포하며 복된 좋은 소식을 가져오며 구원을 공포하며 시온을 향하여 이르기를 네 하나님이 통치하신다 하는 자의 산을 넘는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사52:7) 좋은 소식은 곧 복음, 복음은 “하나님이 통치하신다”는 것, 성경에서 하나님 나라는 장소의 개념보다는 통치권의 개념이다. 물론 장소적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학적으로 예민한 문제인 ‘언제, 어디’보다는 ‘가까웠다“고 하셨으니 우리는 ‘이미 그러나 아직’(already but not yet)이라는 선교 종말론적인 긴장(eschatological tension)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왜냐하면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을 통해 이미 실현되었고(마12:28, 눅11:20, 17:21, 요5:24),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3)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repent ye, and believe the gospel)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먼저 요구하신 것은 ‘회개’였다. 회개의 헬라어는 ‘메타노에오’(metanoeo), 원래 의미는 ‘생각을 바꾸다’라는 뜻이지만 구약 예언자들은 ‘돌아서라!’는 의미로 강력하게 외쳤다. 우상 숭배의 길에서, 세상 방식과 욕심을 따라 살던 삶에서 생각만 바꿀 것이 아니라 아예 돌아서라는 것이다. 반드시 삶의 전환, 결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너희 길과 행위를 바르게 하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로 이곳에 살게 하리라”(렘7:3)

예수님은 ‘회개’에 이어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다. 회개를 강요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복음, 하나님 나라라는 선물이 있다는 말씀이다. 비록 명령 형태이기는 해도 그냥 “손 씻으라”가 아니라 “맛있는 고기 먹기 위해 손을 씻으라”라는 격, 하나님 나라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기 위해 우리 손에 들고 있는 작은 것들을 고집스럽게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과감하게 버리고 돌아서면 차원이 다른 하나님 나라를 믿음으로 선물 받는다는 것이다.

이미 췌장암으로 고인이 됐지만 애플사를 창업하고 아이폰, 아이패드를 출시해 IT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에서 “17세 때부터 33년 동안 매일 아침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것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 답이 ‘아니오’라면, 나는 어떤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우리도 잡스처럼 바꿀 것은 바꾸고 날마다 종말의식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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