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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미리 사는 봉쇄수도원...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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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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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호 목사

전라도에 예수님을 닮은 많은 수도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찾아다니며 발로 수집한 수도사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영길 수도사, 이 세종, 이 현필, 최 흥종 그리고 방 애인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 내용 길면 이 부분 빼주세요.

 

3. 이 현필 수도사

이 현필 생가에 앉아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현필 선생은 1913년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 권동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농부로서 평생 농사일에 전념하였습니다. 7세 무렵 서당에 다니며 <학어집>, <추구>, <사자소학> 등을 읽으며 학문의 즐거움을 알았습니다. 학문을 매우 좋아했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곧 학업을 포기하여야 했습니다. 풀을 베어 소를 먹이는 등 집안일을 도왔습니다.

11세 되던 1923년에 ‘천태의숙’이란 사립학교가 세워졌습니다. 그는 머리를 깎고 이 학교에 들어가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2년 뒤 공립학교로 승격 되어 일본인 교장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4년 과정을 마친 후 15세 되던 1927년에 비아학교로 전학하였습니다. 5학년이 되었으나 1학기만 마치고 학비가 없어서 학업을 중단하여야 했습니다. 학교 성적은 항상 우등이었습니다.

이 때 이 현필이 보고 느낀 세상은 온통 거짓과 음란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직하고 결백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가난하여 잘 먹지 못하였습니다. 더구나 막내로 태어나 형들 때문에 옷도 형들이 입던 옷만 입었습니다. 새 옷을 입어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는 가진 것이 없어서 장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머슴, 소사, 품팔이 등 닥치는 대로 하였습니다. 17세가 되던 1930년 정월보름날 그는 이웃집 할머니의 전도를 받았습니다. 처음 교회 마당을 밟았습니다. 세상에는 만남의 축복이 있습니다. 디모데는 바울을 만남으로 디모데가 되었습니다. 아론은 모세을 만남으로 자기를 실현시킬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만남으로 베드로가 되었습니다. 이 현필은 이 세종을 만남으로 이 현필이 되었습니다.

이 현필 선생의 믿음의 계보는 이 세종, 최 흥종 목사로부터 시작됩니다. 최 흥종 목사는 윌슨, 포싸이트 등 의료선교사들이 나환자들과 함께 살며 치료하는 모습을 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왜 내가 믿는 예수는 저 선교사들이 믿는 예수와 다른가?” 그 후 그는 나환자들을 데려가 자신의 임야에 처소를 정하고 함께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이 여수 애향원의 시작입니다. 후에 손 양원 목사님이 그곳에서 사역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이 그곳에서 죽었고 묘가 지금도 그곳에 있습니다.

이 현필은 스승 이 세종이 독신으로 사는 것을 보고 아내와 해혼(解婚)하였습니다. 결혼하고 2년 좀 넘어서였습니다. 아내가 동의하여 주지 않아서 한동안 갈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해혼 후 이 현필은 화학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청소골 마당바위 위에서 기도에 전념하면서 수도의 길을 닦았습니다. 산기도 생활로 육체는 쇠약하여져 있었습니다. 발에는 동상이 걸려 있었습니다. 화학산에서 3년, 지리산에서 4년 바위위에서 기도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를 중심으로 모인 곳이 동광 수도원입니다. 그의 제자 오 복희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수를 잘 믿을 수 있나요?” 그가 대답하였습니다. “빌어 먹으라.”

거지가 되라는 말입니다. 삼박자 축복을 받으라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일체 세상만사를 버리라고 가르쳤습니다. 이 현필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머리도 빗지 않았습니다.

옷도 빨아 입을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맨발로 다녔습니다. 체면이고 부끄럼이고 전혀 관계없이 살았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취해서 찢어진 바짓가랑이도 기워 입지도 않고 움켜쥐고 다녔습니다. 그야 말로 거지 중의 상거지였습니다.

그의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늦가을이었기에 코스모스가 뜰에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나는 맨 발의 성자 이 현필을 생각하며 활짝 핀 코스모스 씨앗을 받았습니다. 충주 수도원 뜰에 심었습니다. 우리 수도원 뜰에서 이 현필의 영성이 피어나기를 바라는 심정이었습니다. 지금 싹이 예쁘게 올라와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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