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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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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요즘 지도자들이 하는 말들이 말이 돼서 회자되는 일로 국민들의 마음이 참 불편하다.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서 지도자들이 사용하는 말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고, 그러한 말을 듣는 백성들의 마음이 힘들기 때문이다. 입이 있고,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듣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하는 말은 폭력이다.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것은 이성적 능력과 함께 자신의 생각과 마음까지 언어와 문자로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성의 기능과 능력이 있는데,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와 문자가 없다면, 비록 인간일지라도 동물과 다르지 않은 존재일 것이다. 그만큼 언어와 문자는 인간이 인간일 수 있도록 하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인간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까지도 언어에 담아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유일한 피조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 것과 그 책임이 인간 자신에게 있다는 것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즉 인간이라고 언어와 문자를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신의 인격으로 말과 문자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곧 말과 문자를 자신의 인격으로 다스려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자신의 품격을 담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서 어떤 말을, 또한 어떤 문자를 선택해서 사용하느냐에 의해서 그것을 구사한 사람의 품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말일지라도 장소와 때에 따라서 적당한 용어와 감정이 담긴 단어를 사용할 때 아름다운 인간을 드러내게 된다.

또한 언어와 문자는 자신만을 위한 도구가 아니고, 인간이 서로에게 생각과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즉 어떤 문자와 언어든, 그것을 듣고 보는 상대가 있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자신이 선택한 단어가 전달되었을 때 반응을 동반하게 된다. 동시에 전달된 단어에 대한 감정이 담기게 된다. 그리고 그 반응에는 들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담겨서 나타나게 된다. 이때 서로에게 감정을 상하게 하고, 아픔을 주게도 된다. 반면에 비록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단어의 선택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서는 여유롭게 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기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어떤 단어의 선택인가 하는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즉 언어와 문자는 개인의 품격만이 아니라, 그것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사회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왜냐하면 언어와 문자는 개인의 도구만이 아니라 사회적 도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어와 문자로 소통함으로 관계를 이루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고, 개인과 공동의 목적을 구현해간다. 그러한 의미에서 언어와 문자는 개인과 사회의 정서와 의식,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게 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단지 개인의 표현을 위한 도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이들과의 관계에서 언어와 문자는 공유된 가치를 담아냄으로서 공존하는 기쁨을 누리게 한다.

즉 언어는 개인의 품격만이 아니라, 그 사회의 의식과 가치를 표현하는 도구와 기능을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언어와 문자는 주관성과 개인성을 넘어 사회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나 문자는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일방적인 표현이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서 자신의 일기장에서는 어떤 표현을 하든 자신만의 것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상대가 듣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표현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사회적 존재로서 도리라는 말이다.

물론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할 때, 자신이 사용하는 말과 문자를 고르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인간의 한계를 증명하는 것이리라. 그러한 경우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을 더 온전하게 만드는 수고를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수고를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계속해야 하는 것이 인간일지 모른다. 누구도 완전하게 자신의 말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공인으로서 지도자들은 말을 많이 하고, 말 바꾸기도 많이 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비판하는 말도 잘 한다. 그러나 입장만 바뀌면 말이 달라지는 것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만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국민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지도자들이기 때문에 적어도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거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말이나 문자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도자의 한 마디는 개인의 말이 아니고, 그 지도자가 이끌고 있는 국민들의 말이고, 정서이며, 의식과 가치이기 때문에 더 세련되고, 순화된, 그리고 구별된 말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사용하는 말은 어떨지? 한국기독교회 안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언어와 문자들이 얼마나 순화되고, 구별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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