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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선교사는 언제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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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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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는 항상 이방인으로 산다. 때로는 피선교지의 시민권을 획득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선교사가 대부분이다. 선교지에서 오래 있으면 그들과 더 가까워지지만 그러면서도 저들과 완전히 하나 되지 못하는 감정을 어쩔 수가 없다. 선교사들이 아무리 사랑을 부어주고 때로는 함께 먹고 마시며 생활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선교사를 항상 선교사, 곧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여긴다.

필자가 태국에서 생활해 온지도 벌써 13년째이다. 필자를 아는 사람들은 필자를 “아짠”(목회자나 교사, 교수들을 부르는 호칭)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개척하고 섬기는 쑥까셈교회에서도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가끔씩 어떤 행사가 있거나 특별히 필자를 소개할 때는 저들은 언제나 필자를 ‘선교사’라고 소개한다. 저들이 필자를 선교사라고 소개할 때 필자는 묘한 이질감을 느끼곤 한다. ‘저들의 생각에는 내가 여전히 이방인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시간이 있을 때, 태국 사람들과 테니스를 치곤하는데, 거의 10년 동안, 한 테니스클럽의 회원으로 있다. 그곳 회원들과 친하게 웃고 농담하며 지낸다. 그러나 저들 가운데 아직도 필자를 ‘콘-까울리’(한국인) 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면 얼마나 기분이 언짢은지 모른다. 예전에 일본인들이 ‘조센징’이라고 부르는 소리를 듣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태국인들은 자기들끼리는 대부분 ‘형님’, ‘아우’ 하며 지낸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이면 태국말로 “피^”라고 부른다. 그런데 10년이나 테니스를 치면서도 저들은 필자를 “피^”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필자가 교회의 목사이고, 교수이니 마땅히 “아짠”이라고 불러줘야 하는데도, 처음 불렀던 대로 여전히 “쿤 쑥싼”(쑥싼 씨)이다. 자기들끼리는 초등학교 교사에게도 “아짠”이라 부르면서 말이다.

또한, 필자가 한국인인줄 아는 사람들은 자주 한국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자기들이 알고 있는 한국 연예인이나 체육인들에 대해 묻곤 한다. 필자는 그들의 그런 질문들이 영 마땅치가 않다. 이렇게 자기들과 오래 있는데도 여전히 이방인 취급하는 저들에게 속으로 화가 나기도 한다. 이런 감정은 입장료가 있는 곳에 들어갈 때 더 크게 일어난다. 대부분 태국의 공원이나 박물관 같은 곳의 태국인 입장료는 공짜이거나 아주 싸지만, 외국인은 그 두 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더 내야 한다. 필자처럼 오래 있으면서 태국 운전면허증을 가진 사람은 태국인 가격으로 입장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면허증을 제시해야 한다.

태국인들이 필자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을 때, 필자는 언제나 “폼 뻰 콘-타울리”라고 소개한다. 번역하면 ‘저는 태-한 사람입니다.’ 라는 뜻인데, 태국인이라고 하기엔 태국 시민권이 없고, 한국인으로 소개하기도 싫어서, ‘태국+한국인’이란 뜻으로 하는 말이다. 그들은 농담같이 듣겠지만 이 말은 필자의 진심 혹은 소원이 담긴 말이다. 필자는 저들에게 태국 사람이고 싶고, 저들이 그렇게 인정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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