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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떠나는 성경여행 – 요한복음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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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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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21장은 처음부터 요한복음과 떨어질 수 없는 하나였다는 견해와 이미 완성된 복음서에 추가된 부록이라는 견해가 있다. 첫 견해는 요한복음의 사본 중 21장이 없는 사본이 없고, 문체도 20장까지와 별반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복음서들처럼 사명을 부여받는 장면으로 끝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반면에 둘째 견해는 20장 30절 이하가 요한복음의 결말처럼 보이며, 21장에 다른 복음서들처럼 사명을 부여받는 장면이 추가가 되는 등 이 장이 왜 추가되었는가를 알만한 내용이 암시되었다고 한다.

모리스는 첫 견해를 지지하는 입장이나 F.F.브루스의 제자 김세윤 박사는 둘째 견해를 지지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모두에 부록으로 구분했으나 이 외에도 20장 30절의 위치 등에 대한 논란이 많기에 지지하는 견해를 선택하는 것보다 “본문과 같이 신비스럽고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게 하는 부분이 없다”던 타스커(Tasker, R.V.G)의 자세로 본문에 접근하고자 한다.

본문은 예수께서 이번에는 디베랴 바닷가에서 일곱 명의 제자들에게 나타나 만나주시는 장면으로 마치 한 편의 풍경화를 보거나 서정시를 읽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시골 내음과 인간의 내음이 물씬 풍기기는 가운데 제자들의 불안해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비록 부활 후 두 번이나 직접 뵈었어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전했다.

제자들의 이 감정은 베드로가 고기 잡으러 가자고 할 때 만장일치로 호응하는 모습에서 표출되었다. 사전에 고기잡이에 대한 계획이 있었거나 목적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그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있을 수 없는 성미라서 물고기나 잡겠다고 나서는 베드로를 다른 제자들도 무작정 따라 나섰다. 물론 그들의 경제적인 이유도 감안할 수는 있겠으나 모리스는 “이 문장이 주는 인상은 그들이 목적도 없이 불안전한 상태라는 것뿐”이라고 단언했다. J.R.힐도 베드로의 말에서 옛날의 직업으로 되돌아가려는 의지를 발견할 수 없다고 동조했다.

그런데 본문을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제자들이 예루살렘에서 갈릴리 지역의 이 바닷가로 간 것이 절망하고 옛 직업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갈등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어도 제자들은 이미 갈릴리에 먼저 가서 그들을 기다리겠다고 하신 주님의 약속(마26:32, 28:7)을 기억하고 갈릴리 갔을 가능성이 더 크다.

제자들의 재도약 장소로 갈릴리보다 더 나은 곳은 없을 것이다. 갈릴리는 대다수 제자들의 고향이자 처음 부름 받았던 곳이며, 주님과 동고동락한 사역의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곳 아닌가.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당신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을 기억나게 하시며, ‘나를 따르라’는 음성을 듣고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을 따랐던 처음 사랑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하셨다.

그런데 베테랑 어부인 제자들이 밤새 그물질을 했지만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3년 전 처음 주님을 따를 때(눅5장)의 상황과 흡사하다. 딱 그 때가 기억나는데 부활 후 문을 꼭 잠근 방에 홀연히 들어와 서 계셨던 것처럼 새벽에 예수께서 저 멀리 바닷가에 서 계셨다. 요한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200큐빗(90m쯤) 거리에다 새벽이었기 때문일까? 어쩌면 그보다 막달라 마리아가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과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얘들아, 너희에게 고기가 있느냐”(5절), 애정이 듬뿍 담긴 호칭이며 고기가 없다는 답변을 예상한 형식의 질문이다. 그리고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지라”고 하셨다. 멀리 해변에서 바라볼 때 자신들이 못 본 고기떼를 발견했을 가능성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함 때문이었을까? 중요한 것은 제자들이 그물을 던졌을 때 많은 고기가 잡혔다는 것이다.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였다. 요한은 사랑하시는 제자가 베드로에게 “주님이시라”했고, 베드로는 겉옷을 두르고 적절한 예를 갖추기 위해 서둘렀던 것으로 묘사했다. 요한은 급한 성격보다 베드로의 여전한 열정을 은근히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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