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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떠나는 성경여행 – 요한복음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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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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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예수께 죽음은 마침표가 아니라 바꿈표였다”고 했던 필립 얀시(Philip Yancey)의 말대로 장사지낸 것으로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바뀜은 무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무덤이 비었다. 그런데 요한은 현장을 확인한 두 제자가 빈 무덤을 확인하고도 각기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마리아만 홀로 남겨두고 돌아갔다고 한 것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마리아는 차마 돌아갈 수 없었던 것 같다. 무덤 밖에 서서 혼자 감정에 복받쳐 울고 있었다. 다른 여인들도 다 돌아가고 곁에는 아무도 없다. 그 누구보다도 더 강렬한 사랑과 충성이 돋보인다. 하긴 일곱 귀신으로부터 건짐 받았었다. 받은 은혜 때문에 십자가 곁에서도 떠날 수 없어서 끝까지 곁에 남아 있었다(19:25). 부활의 새벽에도 가장 먼저 무덤을 찾아왔다.

빈 무덤, 마리아에게는 누군가가 시신마저 훔쳐간 듯한 상황이 너무 야속하고 슬프고 분하다. 울면서 무덤 안을 들여다보았다. 여기서 ‘울면서’로 번역된 헬라어 ‘클라이오’(klaio)의 의미를 볼 때 단순한 애통이 아니라 소리 높여 슬퍼하는 통곡, 완전 압도된 슬픔이었다.

그런데 횐 옷 입은 두 천사가 하나는 시체 뉘었던 곳 머리 편에 다른 하나는 발 편에 앉아 있는 신비한 광경이 펼쳐졌다. 요한은 천사가 마리아에게 “여자여 어찌하여 우느냐?”하고 질문한 것 외에는 다른 어떤 역할을 했는지 더 이상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마리아는 “사람들이 내 주님을 옮겨다가 어디 두었는지 내가 알지 못함이니이다”, 자신의 슬픔을 울먹이며 말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시신에 대한 무법과 결례는 끔찍한 일로 증오했는데 최소한의 정중한 장례와 장사에도 어긋난다는 사실이 너무 당황스럽고 슬펐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인기척을 느끼고 즉각 뒤로 돌아선 것 같다. 뒤에 예수님이 서 계셨다. 요한은 마리아가 보고도 예수님이신 줄 알지 못했다고 했다. “당신이 옮겼거든 어디 두었는지 이르소서”, 말을 주고받기까지 하면서 동산지기(gardener)인 줄 알았다. 단순히 눈물이 앞을 가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도 새벽이라 캄캄했기 때문일까? 또 예수님이 서 계시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일까?

주경학자 모리스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생전의 모습과는 좀 다른, 어떤 차이 때문일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적으로 고기를 어망 가득히 잡아 올린 때에도 유사한 경험이 나오고(21:4), 감람산에서 승천하시던 그 자리에서도 예수님을 경배는 했지만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 것(마28:17)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마리아야”, 예수님은 극도로 애곡하는 마리아를 따뜻한 목자의 음성으로 부르셨고, 그제야 마리아가 알아차렸다. 딱 한 마디, 예수님은 이름을 불러주시는 간결한 언어구사로 마리아를 돌아서게 했다. 마리아의 반응은 ‘랍오니’(Rabboni, 아람어), 아마 소리쳤을 것이다. 이는 선한목자의 음성을 듣고 그 음성을 아는 양의 모습이다(10:3-5). 모리스는 요한의 의도가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이 반응이 “나의 주 나의 하나님”(28절)이라고 고백했던 도마의 반응과 흡사함을 이해시키려 한 것 같다고 했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하신 예수님과 최초의 상봉자가 되었다. 그 순간 펄쩍 뛰어 붙들고 매달렸던 것 같다. 예수님은 “나를 붙들지 말라”고 하셨다. 마태는 여자들이 부활의 주를 처음 만났을 때 “그의 발을 붙잡고 경배하니”(마28:9)라고 했지만 요한은 지금은 보고, 듣고, 만지던 과거의 개인적 교제의 때와 다름을 부각시켰다. 예수님은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내가 아버지께로 올라간다 하라”고 하셨다. J.R.힐은 이때 처음으로 ‘형제들’이라 한 것은 ‘내 아버지 곧 너희 아버지’란 표현과 함께 관계가 가까워졌음을 강조한 표현이라 했다. 이에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내가 주를 보았다”(I had seen the Lord)며 지시하신 말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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