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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를 창으로 찔리시다 (요19: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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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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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린 6시간 동안의 상상을 초월한 고통, 과학적으로 본다면 어깨 탈골뿐만 아니라 팔의 관절이 20cm이상 늘어나고 온 몸에 경련이 일어나 숨을 들이마시기조차 힘든 단말마의 고통이다. 불규칙적인 심장박동으로 사형수는 결국 질식사하고 만다.

더욱이 예수님은 못 박히기 전에 이미 태형으로 매를 맞으셨다. 가죽 끝에 쇠구슬, 뼛조각을 멘 채찍으로 맞으셨다면 정맥이 밖으로 나오고 몸이 찢겨질 때 창자도 밖으로 나오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정도면 이미 피를 많이 흘려서 저혈량성 쇼크 상태(hypovolemic shock), 그래서 갈보리로 오르실 때 여러 번 쓰러져 구레네 시몬이 대신 십자가를 지기까지 했다.

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피를 토하듯 한 마디 한 마디 하신 말씀이 가상칠언, 요한은 “다 이루었다”는 선언 후 영혼이 떠나셨다고 했지만 누가는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말씀하신 후 숨지셨다고 했다(눅23:46). 아마 시31:5절을 연상케 하는 영혼을 아버지께 의탁하는 마지막 말씀으로 자신의 지상 사역 대단원의 막을 내리셨던 것 같다.

요한은 이 날을 ‘준비일’(the preparation)이라 했다(31절). ‘안식을 준비하는 날’이라는 말이다. 로마 제국은 일반적으로 사형수의 시체를 십자가에 방치하여 범죄자들에게 경고가 되게 했지만 유대인들은 안식일(Sabbath)을 격식에 맞게 지내야 하므로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 6시 전에 속히 시체를 치워야 했다.

빌라도의 허락 후 즉각 필요한 조치가 취해졌다. 그런데 군인들이 큰 나무 망치로 두 강도의 다리를 꺾었으나 예수님의 다리는 꺾지 않았다고 했다(32-33절). 다리를 꺾는 것은 체중의 균형을 깨뜨려 가슴부위의 압박을 더 심하게 해서 죽는 시간이 단축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는 요한복음서에만 있는 내용이다. 요한은 예수께서 다른 사형수들에 비해 일찍 돌아가셨음을 알리면서 뼈를 꺾지 아니한 것이 구약 말씀(출12:46; 민9:12; 시34:20)의 성취라는 사실을 큰 감동으로 부각시켰다(36절).

요한은 군인들이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렀다고 했다(34절). 이는 심장 부위를 겨냥한 것으로 죽음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을 것이다. 요한은 즉시 피와 물이 나왔다고 했다. 그 창이 심장을 관통하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많이 놀란 어린 제자 요한이 예수께서 실제로 돌아가셨음을 창작하지 않고 사실적인 묘사로 전하려 했던 것 같다.

어떤 학자들은 여기에 성례전의 근거가 있다고 한다. 피는 성찬을 상징하고, 물은 침례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어거스틴도 “성찬식은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모리스는 요한이 피를 6장의 ‘그리스도의 피가 생명을 얻게 한다고 했던 말씀’(6:53-56)과 연결하고, 물을 “물과 성령으로 난다”(3:5)는 말씀과 그리스도의 선물인 ‘생수’(4:10,11,14), ‘성령에 관한 의미로 주신 성도의 내면에 강같이 흘러나리라 하신 말씀’(7:38이하)과 연결하여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오는 생명,’ 그 ‘참된 생명’을 상기시켜 주려했던 것으로 보았다.

피는 성경에서 구원의 상징이다. 히브리서 9:22에는 “…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고 했다. 예수님은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요6:54)라고 하셨다. 또 십자가의 피는 화평을 이루며 인간의 허물을 없앴다. 그런가 하면 물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 예수님은 자신을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는 물’(요4:14)이라고 하셨다. 물이 깨끗하게 씻어내듯 예수님은 변화시키는 분이시다(엡5:26). 요한은 훗날 “이는 물과 피로 임하신 이시니 곧 예수 그리스도시라 물로만 아니요 물과 피로 임하셨고…”라고 했다(요일5:6). 창으로 찔리신 예수님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로 요한은 구원과 변화를 위해 독자들이 뚜벅뚜벅 자신의 영혼의 갈보리 언덕으로 오르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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