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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왓싼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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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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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왓싼을 처음 만났을 때 왓싼은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다. 그러나 학교 가기를 싫어하여 초등학교를 다 마치지 못하였다. 그의 친아버지는 치앙마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고 했고, 새 아버지는 방콕에 돈을 벌러 갔다고 하였다. 집에는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배다른 동생이 같이 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 파차리 씨는 글을 읽을 줄 알아서 주일 예배 때 가끔씩 사회를 보곤 하였다. 그러나 그의 아들이 공부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강제로 어쩌지 못하고 왓싼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었다.

왓싼은 게으르고 공부하는 일에는 취미가 없었으나 예능적으로는 재능이 아주 많은 아이였다. 피리를 잘 불고, 노래도 잘 불렀으며, 필자가 키타를 가르쳐 주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몇 개의 코드를 외워서 혼자서 키타를 칠 수 있을 정도였다. 다른 손재주도 좋아 나무 등으로 이것저것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하였다. 나중에 단기 선교사들이 와서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피아노를 칠 줄 알게 된 아이는 왓싼 뿐이었다.

그렇게 1년 정도 가르치고 나니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까워서 우리는 그를 시내에 데려다가 키우기로 작정하고 그의 어머니에게 제안하니 그의 어머니도 너무 좋아하므로 우리는 왓싼을 치앙마이 시내의 우리 집으로 데려오려 하였다. 왓싼은 처음엔 겁을 내며 가지 않겠다고 고집부리더니, 끝내는 우리의 갖은 감언이설(?)을 통한 설득에 굴복하고 우리를 따라 치앙마이로 왔다.

그가 우리 집에 온 지 하루 지나 마침 방문하셨던 파송교회의 하귀호 목사님께서 그 아이의 머리에 안수하며 특별 기도를 해 주셨다. 그러나 그 이튿날 말도 없이 사라져서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이틀 후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는 더 이상 그를 데려올 수 없어서 그냥 교회에서 조금씩 훈련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집이 세고 마음에 차지 않으면 집으로 가버리거나 교회에 오지 않는 일이 많아서 훈련시키는 일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재능은 우리가 가르치려는 것들을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교회의 일꾼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렇게 1년 이상 지났을 때 왓싼은 키타로 찬송을 반주할 수 있을 만큼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외의 일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그저 집이나 교회에서 놀며 지내는 것이 일이었다.

그렇게 1년 이상 지났을 즈음, 성은아, 차혜진 두 자매(하남교회)가 6개월 간 단기선교사로 와서 피아노를 가르쳤는데, 그 때에 왓싼의 생애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피아노를 배우는 동안도 왓싼은 툭하면 안 배우겠다고 떼를 쓰곤 해서 단기선교사들이 애를 먹곤 했는데, 왓싼의 그런 투정에 화도 나고 안타까웠던 은아 자매가 하루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왓싼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지금까지 자기 부모도 자기를 위해서 울어준 적이 없었는데 모르는 누나가 와서 자기를 위해 울어주었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녹인 것이었다.

이후 왓싼의 삶은 완전히 변하였다. 열심히 피아노를 배우더니, 단기선교사가 돌아간 후에도 혼자서 틈틈이 연습하여, 악보를 보고 치지는 않지만 악보를 외워서 여러 곡을 칠 수 있게 되었고, 그 후에 온 단기선교사들을 통해 피아노를 계속 배우더니 나중에는 예배 시간에 피아노 반주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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