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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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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간석제일교회 원로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생명입니다. 어머니는 희생이며 사랑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어머니의 이름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가슴 시리도록 아련한 추억입니다. 생명이요, 사랑이요, 추억이기에 어머니의 품은 따스합니다. 모든 걸 아시면서 다 받아들이시면서 모두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 그래서 어머니는 기댈 수 있는 언덕이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고향입니다. 그런데도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커서 어머니의 사랑이 너무 높아서 어머니의 마음이 너무 깊어서 어머니의 그 모습을 놓치고 살았습니다. 심순덕씨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라는 시를 읽으며 울먹이는 심정으로 진짜 어머니의 모습을 찾아 나섭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 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들어져도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이후로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기보다는 엄마가 되면 당연히 저런 건 줄 알았다. 아니 너무 당연해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지내왔다고 말할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아이를 낳으니까 산모, 아이를 기르니까 유모요, 아이를 돌보니까 보모요, 아이를 건강하게 돌보니까 간호사요, 아이들 영양을 살피니까 영양사이다. 이뿐인가?

밥 짓고 요리하니까 영양사, 아이를 가르치니까 가정교사요, 남편 의견 상대니까 카운슬러요, 재산을 관리하니까 재산관리사요, 집을 지키니까 수위요, 전화를 받으니까 비서요, 빨래를 도맡으니까 세탁부요, 청소를 도맡으니까 청소부이다. 인구 조사 나온 아저씨의 기록을 보라 어머니는 먼동이 틀 때 아침 식사를 준비한 후 아이들을 씻긴다. 교과서와 도시락을 챙겼는지 보살핀다. 그런데도 인구조사 나온 아저씨는 엄마의 이름 옆에 직업 무라고 쓴다. 아침 설거지 후 이 방 저 방 청소를 한다. 한 눈으로는 놀고 있는 아가를 살피며 간식을 준비한다. 옷가지를 세탁기에 널고 수선할 것을 고친다. 그런데도 인구조사 나온 아저씨는 어머니 이름 옆에 직업 무라 쓴다. 오후에는 다림질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미소로 맞이하며 저녁을 준비한다. 그런데도 인구조사 나온 아저씨는 직업 무라 적는다. 식사 후 아이들 숙제를 챙기는데 시간은 지나가고 그래도 아이들은 글자가 틀렸는가 보아 달라 달려든다. 쉴 시간이 없다. 그런데도 인구조사 나온 아저씨는 엄마 이름 옆에 직업 무라고 적어 넣는다.

어느 날 저녁 후 엄마가 설거지를 하는데 중학생인 딸이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엄마 설거지 지겹지 않으세요?”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아니 나는 지금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정을 세우고 있는 거란다” 엄마는 하나님 다음가는 위대한 창조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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