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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 항존직 75세 정년 연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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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욱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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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레교회김종욱 목사 9월에 접어들면 각 교단마다 총회가 시작된다. 필자가 속한 대한예수교 장로회 통합측 지난해 제93회 제주 총회에 참석했을 때 모 노회에서 항존직 75세 정년 연장안이 헌의안으로 올라 왔다. 그러나 헌의안을 내놓자마자 여기저기서 반대로 논의조차 못하였다.

그런데 금년94회 총회에서 다시 75세 연장안이 더 많은 여러 노회에서 상정되었다.
국민건강이 좋아졌고 평균수면이 높아지고 일할 수 있는 기력이 충분하고 더욱이 평생 목회하면서 얻어진 실력과 경륜을 정년이라는 제도 때문에 은퇴를 일찍 한다면 한국교회가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농어촌인구의 감소로 이 지역에 있는 교회에서는 70세 정년으로 현 장로님들이 은퇴를 하고 나면 후임 장로가 없어 폐당회의 위기를 맞는 교회가 많기에 항존직 정년 연장은 고령화 시대에 반드시 이뤄져야할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성경은 정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기에 정년을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은 75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평생 귀하게 쓰임 받았고 모세 또한 80세에 소명 받아 120세까지 충만한 기력으로 사역을 감당했기에 모순된 제도와 법으로 주의 일을 제한하지 말고 건강이 허락하고 교회가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친 욕심에 불과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브라함이나 모세 시대는 직접 하나님께서 불러서 쓰신 시대이고 오늘의 시대는 제도권 아래에서 목사와 장로로 부름을 받아 소명감으로 일하는 시대이기에 엄격히 구분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정년연장이 성경적이냐 아니냐 정년을 정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지기 전에 정말 하나님 앞에서 죽도록 충성하다가 한줌의 재가 되기를 원하는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 때문인가?

과연 많은 사람들이 정년 연장을 복음을 위한 순수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해줄까? 그리고 정년 연장을 주장하는 분들의 마음이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에서 우러난 충정일까?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현재 정년연장을 주장하는 분들이 대부분이 중ㆍ대형교회 이상의 항존직들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작은 교회에서 주의나라와 복음을 위해 순수하게 일하시는 많은 항존직들은 전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얼마나 수고했는데 내가교회를 어떻게 부흥시켰는데 하는 마음으로 기득권을 행사하고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더 있기를 원하는 마음은 없을까?

진정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움은 없을까? 정말 주와 복음을 위한 순수한 열정으로 한국교회를 위해 더 오래 쓰임 받아야 한다면 정년 연장을 통해서 꼭 담임목사나 시무장로로서만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답고 멋지게 은퇴한 후에도 얼마든지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주와 복음 위해 할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어쩌면 그동안의 경륜이 교회 안에 묶여지지 않고 더욱 빛을 발하며 할 수 있는 넓은 사역이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를까?

필자가 속한 교단의 증경총회장을 지내신 모 목사님은 65세에 스스로 조기 은퇴하시고 하나님나라 부름을 받기까지 한국교회를 위해 더욱 놀라운 일들을 감당하셔서 교계 안팎으로 존경받는 어른으로서 여생을 보내셨다.

또 어느 목사님은 은퇴 후 순회 선교사로 파송 받아 각 나라에 다니시며 선교사들을 돌보고 그들을 위로하고 함께 사역을 도우시며 여생을 보내시는 분이 계신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장인도 한평생 목회자로서 사역하시다 은퇴 후 포항에 있는 작은 시각장애인교회에서 설교목사로 봉사하시다 지난 3월에 하늘나라로 부름을 받으셨다.

이처럼 현직에서 내려와서도 마음만 있으면 그 자리에 있을 때보다 더 귀하게 일할 수 있는데 왜 정년연장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작금의 한국교회가 세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이 때에 한국교회의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분들이 스스로의 자리에서 내려와 정말 평생 낮아지라고 겸손하라고 설교한 교인들 앞에서 ‘역시 우리목사님 우리장로님이야’ 하고 존경 받을 수는 없을까?

지금까지 부족한 나를 써주시고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평생 예수님을 섬기듯이 섬겨주신 교인들 앞에서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를 남기고 멋지게 마무리하는 항존직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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