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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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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옥 목사 간석제일교회 원로

황당한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바티칸 교황청에 이상한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셨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교황청 관계자들은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제일 먼저 알았을 것 아니겠냐며 묵살해 버렸다. 그런데도 같은 이야기가 계속 들려왔다. 마침내 교황청은 여론을 수습해 보고자 간담회를 열고 그런 풍문이 어떻게 발생했으며 왜 널리 퍼지게 되었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들은 결국 사태의 심각성을 직감하고 비밀리에 직접 사람을 보내어 진상을 알아보자는 결정을 내렸다. 사제와 관계없는 듯 차려 입은 성직자들은 재림 예수가 전도하고 가르치며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돌보아 주고 있다는 곳까지 찾아갔다. 그런데 다시 오신 예수님은 옛날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현대인의 눈에 비친 예수는 더욱 조용하고 초라해보였다. 바티칸에서 본다면 존재가치가 없었다. 헌데 이상한 것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르고 그 수가 많아지고 있었다. 파송 받았던 성직자들이 돌아와 보고했다. “극히 미미한 사건이었습니다. 2천년전 예수와 같았습니다. 로마제국의 위세에 비하면 갈릴리 목수였던 예수는 아무것도 아니었듯이 지금 다시 오신 예수는 바티칸 교황청에 비하면 크게 관심 둘 만한 인물도 못되고 따르는 군중도 보잘것없습니다.” 그래도 교황청에서는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방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추기경 중에서 두 사람을 선출해 보내며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보냈다. 두 추기경은 예수를 만나 다그치듯 말했다. “주님 오시려거든 그 당시에 오시지 2천년이 지난 지금에 오시면 어떻게 합니까, 또 오시려거든 교황청에 먼저 알려 주시고, 오셔야지요. 아무 예고도 없이 이렇게 불쑥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오시면 저희는 많이 당황스럽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2천년 동안 준비한 조직과 행정력이 교회를 잘 이끌어 가겠습니다. 문제는 더 많은 군중이 모여들고 또 주님을 뒤따르게 되면 교황님을 비롯한 우리 성직자들은 직업을 잃게 되고 그렇다고 다른 일도 할 수 없는 실업자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앞으로 교회의 모든 일은 저희에게 다 맡기시고 돌아가 주시면 주님의 교회를 위하여 더 좋겠습니다.”라고 권고했다. 그래야 기왕의 조직과 방대한 시설과 거대한 위세를 갖춘 교회를 잘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진리가 교리화, 교권화로 고착화된 이시대의 웃지 못한 씨니컬한 담화이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그 나라 건설을 위해 선택되어 헌신한다는 성직자들이 주님이 정작 다시 오셨다는데 기쁘게 환영하거나 아니면 불충을 고백 회개하기는커녕 왜 예고도 없이 불쑥 오셔서 당신의 권위와 위임으로 탄탄하게 살아가는 우리를 난감하게 하느냐고 힐난을 한다. 그러면서 이제 주님이 군중을 다 쓸어 가시면 교황님을 비롯한 모든 성직자들은 한 순간에 실업자가 될 일인데 제발 모든 일은 저희에게 맡기고 돌아가는 것이 이 땅의 교회를 위해 훨씬 좋겠다는 주장이다. 오늘도 거룩한 위선에 취하여 진리와 사랑에 목말라하는 양들을 외면 한 채 주님을 밀어내는 염치없는 저 들의 행태를 바라보면서 지상의 성도들은 아픈 가슴을 쓸어내린다. 아무리 패역한 세상이라지만 주님의 교회까지 본질과 주객이 전도된 상태의 위선을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주님이 오셔야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기에 우리는 혼돈, 질곡, 모순 핍박,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뜻을 쫒으며 주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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