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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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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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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전 교수

 

올림픽

 

1988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해서 성공적으로 치렀다. 물론 당시의 경제수준으로 우리만의 힘으로는 어려웠다. 당시 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국내의 재계는 물론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경비를 마련한 것은 재외동포들이었다. 그 중에도 재일동포들의 숙원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난 기금을 모아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것은 조국의 발전과 성장이 해외에서 자신들의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라는 현실적인 목적도 한몫했다. 특별히 재일동포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서러움을 당하면서 살고 있는 일본에서 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등하게 인정만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체험적인 아픔은 동포들을 하나로 묶었다. 강요하지 않더라도 조국에서 처음으로 치르게 될 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너도나도 기금을 모으는 일에 동참했다. 그리고 올림픽은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냈다. 그 결과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19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달라진 일본에서의 위상을 체험했다.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달라진 일본인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시의 수준으로 볼 때 일본과 한국의 기술력과 자금력은 적어도 30년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자타가 인정하고 있었다. 겨우 국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할 때였으니 전자기기나 가전제품은 당연히 일본제를 따라갈 수 없었다. 거리 어디를 가도 그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들이었다. 일본의 거리를 지나노라면 놀랍고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다. 당연히 생소하고 놀라운 것들이었다.

따라서 당시 한국이 올림픽을 치른다는 것은 세계적인 뉴스이기에 충분했다. 작은 반도국가에서, 그것도 식민지로부터 해방을 맞은지 5년 만에 처참한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른 후 정치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치르는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전쟁 이후 한국은 완전히 파탄이 난 형국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이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다. 그럼에도 한다고 하니 하나보자 하는 정도의 의식이 아니었을까. 그만큼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저력을 만천하에 보여주었다.

그리고 올림픽 이후에 경제성장은 눈이 부셨다. 매년 성장률이 보여주는 성장속도는 모두가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후 꼭 30년이 지났다. 이번엔 동계올림픽을 한다. 일찍 집에 들어와서 8시부터 시작하는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보았다. 두 시간이 넘는 개회식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놀라운 기술력을 동원해서 한 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전개되는 개회식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경제력과 기술력, 그리고 예술적인 연출까지 세계인들의 시선은 물론 마음까지 붙들기에 충분했다. 30년 전에 있었던 개회식과도 비교되는 놀라운 연출이었고, 개회식 전체가 감격하게 하는 하나의 공연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세계 어느 공항을 가더라도 그 나라에 입국하는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반드시 대하게 되는 것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모니터들이다. 너무나 익숙한 제품들인지라 굳이 따져보지 않게 된다. 그런데 그 대부분이 한국 회사들이 제작한 제품이다. 단순한 경제성장만으로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그에 따르는 문화, 예술, 스포츠, 취향과 여건에 따른 여가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 수준 또한 높아져야 한다. 올림픽은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국민의 의식과 문화수준을 높여주는 계기가 된 것이 분명하다.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1988년의 올림픽 개폐회식을 보면 많이 촌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이번에 진행된 개회식의 장면은 그에 비하면 참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규모면에서는 작은 느낌이었지만 연출된 장면들이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그것은 발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과정이 없는 발전은 없고, 과거는 발전의 동력과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은 지난 30년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 어떨지. 아시아에서 하계, 동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나라는 일본과 우리 밖에는 없다. 그만큼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리라. 30년 전 올림픽은 외부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지만 이번은 우리 스스로 한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하지만 성장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또 다른 아쉬움을 동반하게 된다. 놓치고 있는 것,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어른스러움도 필요하다. 특별히 그리스도인으로서 발전과 그 과정에서 놓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책임은 무엇이었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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